8000억 CB, 예비공모가부터 전환가 하향 조건...확정가격 더 낮으면 재조정
크레이버 FI 지분 인수 협상 무산 보도...적격상장 미완료 땐 본체 추가출자
기업가치 10조원이 거론되는 구다이글로벌이 지난해 발행한 8000억원 전환사채(CB)에 공모가격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 조건을 담았다. 공모가격이 계약상 기준에 못 미쳐 전환가가 내려가면 CB 투자자가 같은 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난다.
사진제공=구다이글로벌
18일 구다이글로벌의 2025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8월 21일 발행한 CB에 공모가격이 기준공모가격을 밑돌 경우 등의 전환가 조정 조건을 부여했다. 계약에서 정한 적격상장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투자자가 만기 전 상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
CB를 발행한 지 1년 만인 지난달 구다이는 50대 1 액면분할을 마쳤다. 이달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준비해왔다. CB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투자 후 기준 약 4조4000억원이었다. 올해 상장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공모가에서 한 번, 확정 공모가에서 다시 조정
당시 CB 계약이 전환가 조정 기준으로 삼은 가격에는 예심 청구 전 주관사가 산정하는 예비공모가도 포함됐다.
지난해 9월 더벨 보도에 따르면 예비공모가 하한이 기준공모가격에 못 미치면 CB 전환가를 낮춘다. 이후 확정 공모가가 더 낮게 정해지면 한 차례 더 조정한다.
확정 공모가가 높아지는 경우에도 직전 조정가액과 비교해 낮은 금액을 적용하도록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상장에 붙은 조건은 가격만이 아니다. CB 만기는 2032년 8월 21일이지만, 구다이가 계약상 적격상장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 등에는 투자자가 그 전에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표면금리는 0%,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6%다. 조기상환금액은 발행일부터 실제 상환일까지의 기간과 약정 내부수익률에 따라 정한다. 조기상환에 적용할 구체적인 수익률은 해당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
크레이버 FI 지분 협상 불발...본체에는 추가출자 약정
자회사 투자자의 회수 문제를 정리하려던 협상도 성사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베스트조선은 지난 8월 14일 구다이가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을 사들이려 했으나 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양측은 구다이가 한국에서, 크레이버가 일본에서 각각 상장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스킨1004 운영사다. 구다이는 티엠뷰티와 일본 법인 크레이버홀딩스를 거쳐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지배한다. 지난해 크레이버홀딩스를 설립한 뒤 티엠뷰티가 보유하던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일본 상장을 추진하는 법인은 크레이버홀딩스다.
크레이버를 포함한 티엠뷰티 계열의 지난해 매출은 6779억원으로 보도됐다. 구다이 연결 매출 1조4718억원의 약 46%에 해당한다.
이 자회사의 상장 약정에는 구다이 본체의 자금 투입 의무도 들어가 있다. 지난해 말 별도감사보고서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적격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구다이가 티엠뷰티에 추가출자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구다이는 이 약정을 장기파생상품부채 32억5643만원으로 평가해 별도재무제표에 반영했다. 회계상 평가액으로, 실제 출자금이나 최대 부담액을 뜻하지는 않는다.
추가출자 의무가 발생하는 적격상장의 구체적인 요건과 기한, 출자금 산식은 해당 주석에 적혀 있지 않다. 계약상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 본체가 언제,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는 이 공시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