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말기 뇌암 판정을 받고 11년 동안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견뎌낸 영국의 한 여성이 재검사 결과 애초에 암에 걸린 적이 없었다는 충격적인 진단 오류를 확인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베키 존스(34)는 21세이던 당시 심각한 편두통으로 영국 코번트리·워릭셔 대학병원(UHCW)을 찾았다가 종양학 교수 이언 브라운으로부터 시한부 뇌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즉각적인 항암 치료와 함께 평생 항암제 테모졸로미드(TMZ)를 복용해야 생명을 부지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경찰관 임용을 앞두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던 청년의 삶은 그 순간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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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는 이후 11년간 구토와 극심한 피로, 위장 통증, 구내염 등 항암제 부작용에 시달렸다.
건강이 악화하면서 경찰의 꿈을 접었고, 모임이나 가족 행사조차 나가지 못한 채 죽음의 공포 속에서 청춘을 보냈다. 영상 검사에서 종양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아 의문을 품을 때마다 담당 의사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미세 병변"이라며 "약을 끊으면 곧바로 사망한다"는 경고를 반복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병원 측은 돌연 항암 치료 중단을 통보했다. 자세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존스는 지난해 5월 다른 신경외과 및 방사선과 전문의들을 직접 찾아가 10여 년 치 진료 기록과 영상 판독을 의뢰했다.
정밀 재검사 결과는 뇌암이 아닌 '종양성 탈수초성 병변(tumefactive demyelination)'이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 가능한 단순 뇌 염증 질환에 불과했다.
존스는 "단 한 번도 뇌암을 앓은 적이 없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고스란히 빼앗겼다"며 오진을 내린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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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당 병원에서 불필요한 장기 항암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해 환자는 40명을 넘어섰다. 브라운 교수에게 진료를 받고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100회 가까이 받은 뒤 백혈병을 얻은 피해자도 나왔다.
영국 왕립내과의사협회(RCP)는 예비 조사에서 해당 병원이 명확한 치료 근거 없이 환자들에게 항암제를 장기 투약하도록 방치했다며 중대한 직무상 과실이자 환자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판단했다.
분과별 협진 시스템 부재로 10년이 넘도록 오진을 바로잡지 못한 점도 지적됐다. 해당 병원 측은 개별 환자 사안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도 처방 감시를 강화하고 피해 환자들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