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성과급엔 영업익·EBITDA 반영...직원안은 정액
상반기 영업익 2384억·44% 증가...노조 설립 37년 만에 첫 파업
LS전선은 올해 상반기 구자엽 회장에게 51억1500만원, 구본규 사장에게 11억8800만원의 상여를 지급했다. 회사가 임금·단체협상에서 직원에게 제시한 성과급은 1인당 850만원 정액이다. 임원 성과급에는 영업이익과 EBITDA 등 실적 지표가 반영됐다. 직원 제시안이 850만원으로 정해진 산식은 공개된 자료에 없다.
구자엽 LS전선 회장 / 사진제공=LS전선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엽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 14억4100만원과 상여 51억1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900만원 등 총 65억6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지급된 상여 20억3900만원과 비교하면 올해 상여가 2.5배로 늘었다.
구본규 사장은 급여 4억9500만원과 상여 11억8800만원을 합쳐 16억83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상여 8억6700만원보다 37.0% 증가했다.
올해 노사협상을 맡은 이상호 상생경영총괄 대표도 상여 4억6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지급액은 2억7500만원이었다. 1년 사이 47.6% 늘었다.
LS전선은 반기보고서에 임원 단기성과급을 기본연봉의 0~300% 범위에서 지급한다고 기재했다. 세전이익과 영업이익 등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를 평가한다. 장기성과급은 기본연봉의 0~30%다. 매출과 영업이익, 유·무형자산, EBITDA 증가율과 목표 달성률이 산정 기준에 들어간다.
임원은 실적 연동, 직원 제시안은 정액
LS전선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 초기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4% 인상과 850만원 정액 성과급을 제시했다. 아홉 차례 교섭에서도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반기보고서상 6월 말 LS전선 직원은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2268명이다. 노조 가입 인원은 생산직을 중심으로 약 900명이다. 850만원을 노조원 900명에게 지급하면 76억5000만원, 전체 직원 2268명에게 지급하면 192억7800만원이다. 공개된 교섭 내용에는 적용 대상과 총 재원, 산정 기준이 들어 있지 않다.
LS전선 본사 안양LS타워 01 / 사진제공=LS전선
실적은 가파르게 늘었다. LS전선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조5232억원, 영업이익은 238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4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798억원의 85.2%에 달한다. 2분기에만 1413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보다 71.3% 늘어난 수치다. 6월 말 연결 기준 수주잔고는 9조5535억원이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42억원 순유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82억원 순유입에서 1조원 넘게 줄었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658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797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들 재무지표가 사측의 850만원 제시안에 어떤 비중으로 반영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타결 나흘 뒤 사퇴 요구...10개월 만에 첫 파업
이번 임단협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노사 갈등 위에서 시작됐다. LS전선 노사는 지난해 10월 30일 임금 4.1% 인상에 합의했다. 넉 달간 진행된 교섭이 끝난 지 나흘 뒤 노조 집행부 사퇴 요구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는 이상호 당시 부사장이 수석부위원장을 따로 불러 집행부 사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이틀 뒤 노조 전임자 4명의 임금을 약 45% 삭감했다. 조합비를 급여에서 공제하는 체크오프도 지난 7월 말 중단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임자 임금 삭감과 집행부 사퇴 요구를 노조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보고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사측은 재심을 청구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가운데 전임자 임금 지원 중단 건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사퇴 요구 건은 심사가 남아 있다.
구본규 LS전선 사장 / 사진제공=LS전선
노조가 사퇴 요구 당사자로 지목한 이상호 당시 부사장은 올해 1월 상생경영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올해 임단협도 이상호 대표가 주관하고 있다.
회사는 첫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조합원들에게 노조 제작 영상의 사실관계를 정정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단체 문자를 보냈다. 중노위가 전임자 임금 지원 중단을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았는데도 노조가 다른 내용을 유포했다는 이유였다.
노조는 다음 날인 16일 구미·인동·동해사업장에서 1시간 경고파업을 벌였다. 1989년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다. 37년간 이어졌던 무파업 기록도 끝이 났다.
LS전선은 임단협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비공개라며 노사 간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수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오는 29일 전국 단위 연대집회와 함께 부분파업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