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 찌개에 '미원' 한 꼬집을 넣어 맛을 내던 시대에서 간편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고, 필요에 따라 '뉴케어' 한 팩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시대까지. 대상그룹이 소비자의 식탁에서 맡는 역할은 지난 70년 동안 크게 달라졌다.
그 흐름의 한가운데 있는 종합식품 브랜드 '청정원'은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대상
대상의 출발점은 1956년 탄생한 '미원'이다. 당시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였던 대상은 국산 발효조미료 미원을 내놓으며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가 회사의 첫 주력 제품이었다.
미원이 오랫동안 회사의 얼굴 역할을 했다면 1990년대 중반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상은 1996년 5월 '청정원'을 출범시켰고, 이듬해에는 ㈜미원과 ㈜세원을 합병한 뒤 사명을 대상㈜으로 바꿨다. 미원 중심의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 종합식품회사로 보폭을 넓히던 시기였다.
청정원이 자리 잡은 과정은 집밥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대상 홈페이지
초기에는 고추장과 된장, 간장, 조미료처럼 직접 요리할 때 사용하는 식재료의 비중이 컸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정에서 한 끼를 준비하는 방식이 간편해졌고, 청정원 제품군도 이에 맞춰 달라졌다.
현재 청정원 아래에는 장류 브랜드 '순창', 간장 브랜드 '햇살담은'을 비롯해 가정간편식 '호밍스', 조미료 '맛선생', 음용식초 '홍초', 안주 간편식 '안주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장과 양념처럼 요리의 출발점에 있던 제품에서 조리 과정을 줄여주는 완성형 식품까지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건강하게 먹는 법'도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올라섰다.
202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에서 본상을 수상한 청정원 LOWTAG / 대상
대상은 지난해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LOWTAG(로우태그)' 엠블럼을 도입하고, 자체 생산한 알룰로스를 장류와 소스, 드레싱, 음용식초 등에 적용하고 있다.
소비 반응도 뒤따랐다. 청정원 저당 소스·드레싱은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음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처음 선보인 '저당 홍초'는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매출 약 200억원을 기록했다. 대상은 석류와 스틱형 제품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고, 올해 저당 홍초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았다.
홍초 / 대상
장류와 소스, 드레싱, 음용식초처럼 평소 자주 먹는 제품에 저당 콘셉트가 잇따라 적용된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대목이다. 맛과 편의성에 이어 당류와 열량까지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들어온 셈이다.
대상㈜의 전체 사업 규모도 최근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4조1075억원에서 2024년 4조2551억원, 지난해 4조4013억원으로 늘었다. 청정원을 포함한 식품사업과 소재사업, 해외 사업 등이 더해진 수치다.
1995년 첫선을 보인 균형영양식 '뉴케어'는 청정원과는 다른 경로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왔다. 출시 당시에는 일반적인 식사가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환자용 균형영양식이 중심이었다.
대상
이후 건강사업은 별도 전문 영역으로 분리됐다. 2018년 대상라이프사이언스가 독립 출범했고, 2022년 회사 이름을 대상웰라이프로 바꿨다. 현재 대상㈜은 종합식품 사업을, 대상웰라이프는 영양·헬스케어 사업을 맡는 구조다.
대상웰라이프에 따르면 뉴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생산실적 기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연속 국내 환자용 식품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어린이용 '마이키즈', 단백질 제품 '올프로틴', 스포츠 뉴트리션 '스포식스', 혈당 관리용 '당플랜' 등을 선보이며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올해 7월에는 당뇨 환자뿐 아니라 당뇨 전단계 소비자를 겨냥한 '노스파이크' 제품도 출시했다. 환자용 영양식에서 출발했던 브랜드가 질환 이전 단계의 일상적인 혈당 관리까지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30년 전 장과 양념을 고르던 소비자는 이제 같은 브랜드 안에서 간편식과 저당 식품까지 찾는다. 병원과 환자를 중심으로 소비되던 균형영양식 역시 일상적인 건강 관리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인의 먹는 방식이 바뀔 때마다 대상그룹이 파는 식품도 함께 달라졌다. 미원에서 청정원으로, 다시 뉴케어로 이어진 흐름은 그 변화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뉴케어 당플랜 노스파이크 2종 / 대상웰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