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흑자 인생, 딱 '이 나이'까지... 61세부터 '적자 인생' 시작

한국인은 28세부터 노동소득이 소비를 웃도는 흑자 국면에 진입해 33년간 경제적 여유를 누리다가 61세 이후 다시 적자 상태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국민이전계정'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노동소득은 45세에 정점에 도달하며 1인당 평균 465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 전체의 연령별 경제적 자원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국민 1인당 생애주기를 살펴보면, 출생 후 27세까지 적자 상태가 이어지다가 28세부터 소득이 소비를 초과하는 흑자로 전환된다. 이러한 흑자 구조는 60세까지 지속되며, 61세부터 소비가 다시 소득을 넘어서면서 적자로 바뀐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적자 규모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인당 소비는 16세에 4604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노동소득은 45세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연령별 변화를 보면, 28세의 생애주기 흑자 규모는 2023년 206만원에서 2024년 157만원으로 23.6% 감소했다. 45세의 흑자 규모는 1745만원에서 1932만원으로 10.7% 증가했으며, 61세의 적자 규모는 214만원에서 76만원으로 64.4% 축소됐다.


28세 청년층의 흑자 감소는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취업 업종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직후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업 중심으로 20대 후반 노동소득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후 이들 업종의 취업 증가세가 둔화되고 제조업 청년 취업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일자리에서 청년층 비중이 감소하고 임금이 낮은 업종으로 취업이 늘면서 20대 후반의 노동소득 증가폭이 다른 연령대보다 제한됐다"며 "대학 졸업 이후 경제활동 시작 시점이 늦어지고 노동시장 진입 산업군도 과거와 달라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노동연령층의 생애주기 흑자는 확대된 반면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 시기는 지연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5~64세 노동연령층은 2024년 소비 1059조8000억원, 노동소득 1214조9000억원으로 155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18조7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0~14세 유년층은 186조2000억원, 65세 이상 노년층은 188조9000억원의 적자를 각각 나타냈다. 노년층 적자는 전년 대비 9조6000억원 증가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세대 간 격차는 더욱 선명해진다. 15~24세 생애주기적자는 2014년 113조9000억원에서 2024년 139조4000억원으로 25조5000억원(22.4%) 확대됐다. 같은 기간 노동소득은 4조9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소비는 30조4000억원 늘었다.


25~34세도 소비 증가폭이 노동소득 증가폭을 웃돌면서 생애주기 흑자 규모가 32조9000억원에서 24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대로 55~64세는 2014년 12조8000억원 적자에서 2024년 20조원 가까운 흑자로 전환됐다.


인사이트뉴스1


이 연령대는 2010~2019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10년간 소비는 106.2% 증가했지만 노동소득은 151.1% 늘어 노동소득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1인당 기준으로 볼 때,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2024년 61세로 5년 늦어졌으며 흑자 기간도 29년에서 33년으로 확대됐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15~24세의 생애주기적자 확대는 10년 사이 경제적 자립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반대로 55~64세는 과거 적자였던 연령대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고령화에 대한 경제적 완충력이 강화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24년 우리나라 전체 생애주기적자는 220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3000억원(-3.2%) 감소했다. 생애주기적자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생애주기적자는 한 해 동안 국민이 소비한 금액에서 노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을 뺀 값이다. 유년층이나 고령층처럼 노동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계층에서는 적자가,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연령에서는 흑자가 발생한다.


인사이트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무료급식 배식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8.6/뉴스1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자체가 감소하면서 적자가 줄었다면, 2024년에는 소비와 노동소득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노동소득 증가폭이 소비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전체 소비는 150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9조6000억원(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동소득은 1289조7000억원으로 56조9000억원(4.6%) 늘었다. 노동소득 증가액이 소비 증가액보다 약 7조3000억원 많았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소비도 증가하고 노동소득도 증가했지만 노동소득이 더 많이 늘어 전체 생애주기적자가 감소했다"며 "2020년에는 소비 자체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번 감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4년 소비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데에는 그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말 소비가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4분기 소비 증가폭이 작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