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3800억 대출에서 시작된 2조원 소송... 한국 정부가 국제분쟁서 끝내 이겼다

중국인 사업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최대 2조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에서 한국 정부의 승소가 최종 확정됐다.


13일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지난 12일 중국인 사업가 민모씨가 제기한 중재판정 취소 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씨의 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한 2024년 5월 원 중재판정이 그대로 확정됐다.


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사건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씨는 중국 베이징의 부동산인 '화푸빌딩'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에 '파이코리아(Pi Korea)'를 설립하고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에서 3800억원을 대출받았다.


우리은행은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채무 상환 기한을 연장했지만 민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담보권을 행사해 파이코리아 주식을 외국 회사에 매각했다.


민씨는 우리은행의 담보권 실행이 위법하다며 국내 법원에 민사소송을 냈지만 2017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출 과정에서 은행 임직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로도 같은 해 유죄가 확정됐다.


이후 민씨는 국제중재로 방향을 돌렸다. 그는 2020년 8월 ICSID에 국제중재를 신청하며 우리은행의 담보권 실행으로 파이코리아 주식 소유권을 잃은 것은 한국 정부에 의한 위법한 투자 수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민사재판과 수사·형사재판 과정에서도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초 청구액은 약 2조원에 달했으며 이후 약 2641억원으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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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31일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중재판정부는 파이코리아 설립과 주식 취득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대출을 조달하려는 불법적 계획을 위한 투자라고 판단했다.


국내법을 위반한 투자는 한중 투자협정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사건에 대해 중재판정부가 관할권을 갖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민씨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중재판정부는 민씨에게 한국 정부가 지출한 법률·중재 비용 약 49억1260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고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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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는 같은 해 9월 원 중재판정에 불복해 ICSID에 판정 취소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판정 이행 절차도 잠정 중단됐다.


ICSID 취소위원회는 이후 원 중재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남용이나 중대한 절차 위반 등 판정을 취소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를 심리했다.


그러나 취소위원회는 원 중재판정부가 한중 투자협정을 합리적으로 해석했고 민씨에게 충분한 변론 기회를 보장했다고 판단했다.


판정 이유에도 누락이나 모순이 없다며 민씨가 제기한 취소 사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씨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었다. 취소위원회는 민씨에게 한국 정부가 취소 절차에서 지출한 소송비용 약 15억1283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여기에 ICSID 취소 절차 중재비용 42만6751달러(약 5억7300만원)도 민씨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


정부는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투자협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며 "소송비용 환수 등 후속 조치에도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