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 앞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등장하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식의 선을 한참 넘었다"며 이 의원의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 본청 앞에서 이진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행사에 한 참가자가 이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5.18 폄훼 세력을 끌어들인 것도 부족해 대통령 영정사진까지 등장시킨 이 의원이 과연 정상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인 행동"이라며 "기본적인 상식과 정치적 금도를 완전히 벗어난 행위를 방치한 이 의원은 즉각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모욕하고 국회를 저급한 정치 공세의 장으로 만드는 이 의원에게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지금 당장 국민께 사죄하고 국회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서미화 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민주당 서미화 최고위원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썼다. 서 최고위원은 "이 의원이 '내가 직접 들지 않았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집회 참가자가 가져왔더라도 이 의원 주최 행사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반대는 당연히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선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을 마치 사망한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은 정치적 비판의 한계를 명백히 초과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치가 얼마나 격렬하게 전개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있다"며 "생존해 있는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제작해 들고 나오는 행위는 비판도 풍자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죽음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저급한 정치쇼에 불과하다"며 "이번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변명을 늘어놓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모욕에 이어 현직 대통령의 영정사진까지 등장한 상황이라면 이것은 우연이나 실수로 볼 수 없다"며 "의원이라 칭하기조차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즉시 국회를 떠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국회사무처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국회사무처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5.18에 대한 역사 왜곡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국회가 극단적 혐오와 갈등이 난무하는 공간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이 의원이 주최한 '국민이 심판한다! 국민대회'가 개최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이재명 OUT", "김민석 OUT", "부정 선거 진실을 밝혀라", "5.18 유공자 전면 공개해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일부 참가자가 이 대통령의 사진을 영정사진 형태로 제작한 대형 현수막을 들고 있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 의원은 행사장에서 "저 이진숙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과 함께 자유 대한민국과 자유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