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1조 1000억 원을 들여 도입한 뇌전증 신약 오파칼림이 FDA로부터 부분 임상 보류 통보를 받았다.
지난 10일 SK바이오팜은 공시를 통해 자사의 뇌전증 신약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부분 임상 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SK바이오팜은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9500만 달러(한화 약 1조 996억 원)이며, 선급금은 현금 총 4억 달러(한화 약 5539억 원)다.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거래 종결 1년 후 나머지 5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파트너사인 바이오헤이븐(Biohaven)이 FDA로부터 통보를 받은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3상(RISE2·RISE3)이 해당 대상이다. 부분 임상 보류 사유는 비임상 독성 소견 때문이다. 오파칼림의 특정 대사체를 설치류(Rat)에 투여한 결과 독성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SK바이오팜은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계약 체결 전 실사 과정에서 해당 소견을 검토했으며, 독성학 및 FDA 약리·독성 심사 경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이어 "기존 자료와 전문가 검토에서는 해당 독성 소견이 종특이적(설치류)으로, 인체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설치류에서만 나타나는 독성으로 인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오파칼림 임상에는 현재까지 12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번 비임상 독성 소견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바이오헤이븐은 FDA와 협의에 따라 특정 대사체에 대한 추가 비임상시험 평가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은 조속한 시일 내 부분 임상 보류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과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부분 임상 보류 해제 추진 과정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분 임상 보류 조치에 따라 신규 환자 등록은 일시 중단된다. 현재 투약 중인 환자는 투약을 지속할 수 있다.
RISE3 임상은 환자 등록이 이미 완료됐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정된 톱라인(Top-line) 결과 발표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관련 문제는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선 거래와 관련해서 변동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한편 11일 SK바이오팜은 컨퍼런스콜을 열고 오파칼림의 부분 임상 보류 조치 및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유상호 SK바이오팜 본부장은 "바이오헤이븐이 임상 보류 해제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추가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료 제출 시점은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예상하며 11월까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공유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료 제출 후 FDA와 협의를 거쳐야 해 정확한 보류 해제 시점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이슈에도 기존 환자는 투약을 이어갈 수 있어 임상 개발 일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았다.
또 "RISE3는 지난 6월 환자 모집을 완료해 추가로 들어올 환자가 없다"며 "이에 따라 바이오헤이븐은 톱라인 발표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RISE3와 달리 환자를 모집 중인 단계에 있어 보류 기간 동안 신규 등록이 중단되는 RISE2에 대해서는 "현재 600명 이상이 투약을 이어가고 있다"며 "신규 환자 모집이 일시 중단되더라도 향후 충분히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임상 개발 일정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