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2일(화)

일본프로야구 3085안타 최다 기록 보유자 장훈, 86세로 별세

일본프로야구(NPB) 역사상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해설위원이 9일 오전 도쿄 도내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다.


일본프로야구 명구회는 10일 장훈 위원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명구회는 NPB 전·현직 선수들로 구성된 단체다.


장훈 위원은 1940년 히로시마에서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났다. 그는 1959년 닛폰햄 파이터스의 전신인 도에이에서 데뷔해 1981년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좌투좌타 좌익수로 활약했다.


origin_日프로야구통산최다안타재일교포장훈별세…향년86세.jpg선동열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1차전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일본야구의 '전설' 장훈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11.16 / 뉴스1


닛폰햄과 요미우리 자이언츠, 롯데 오리온스에서 뛴 그는 NPB 통산 3085안타를 기록했다. 이는 NPB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이다. NPB에서만 뛴 선수 중 유일하게 3000안타를 돌파했으며, 2위 노무라 가쓰야(2901개)보다 100개 가까이 많다.


장훈 위원은 NPB 통산 타율 0.319로 역대 3위, 홈런 504개로 공동 7위, 타점 1676개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고의사구 228개로 2위를 기록하며 정교한 타격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두려운 타자로 군림했다.


그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4년 연속 차지했다. 1976년부터 1979년까지는 요미우리에서 역대 39번째 4번 타자로 뛰었다. 요미우리는 4번 타자 계보를 따로 관리하는데, 장훈 위원의 뒤를 이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이승엽 현 타격 코치가 70번째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재일동포로서 차별을 받으면서도 한국 국적을 고수하던 그는 말년인 지난해 일본으로 귀화한 사실을 공개해 한일 양국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은퇴 후 장훈 위원은 1982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 민영방송 TBS에서 20년 넘게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1999년부터 2021년까지는 같은 방송사의 시사·스포츠 프로그램 '선데이 모닝'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거침없는 독설로 인기를 얻었다.


TBS는 장훈 위원의 별세 소식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에 가장 먼저 알리고 조문 계획을 문의했다.


장훈 위원은 한국 스포츠계와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별보좌로 일했으며, 2007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15일 광복절에 타계한 백인천 전 감독의 일본프로야구 진출도 도왔다. 장훈 위원은 "백 전 감독은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라며 애도했고, 한 달도 채 안 돼 그의 뒤를 따랐다. KBO는 조문을 검토하고 있다.


장훈 위원 이전에도 일본프로야구 전설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한국계 최다승 투수 가네다 마사이치는 2019년, 노무라 가쓰야 전 감독은 2020년, '미스터 베이스볼' 나가시마 시게오 전 감독은 2025년 영면에 들었다.


장훈 위원과 동갑인 대만계 오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은 홈런 868개 세계 최다 기록 보유자로, 현재도 야구계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