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로가 물에 잠기던 날, 침수 위기에 놓인 가게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빗자루를 든 중학생들의 미담이 뒤늦게 전해졌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화진중학교에 재학 중인 강민승(3학년) 군과 이소찬(2학년) 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울산 동구 일대 상가에서 침수 피해 복구를 도왔다. 당시 현장에는 단시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하수구가 역류하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다 비를 피해 발걸음을 옮기던 두 학생은 빗물이 상점 내부로 밀려 들어가는 광경을 마주했다.
화진중 3학년 강민승 학생, 2학년 이소찬 학생/ 뉴스1
현장에 있던 점포 5곳 중 문이 닫혀 있던 3곳을 확인한 학생들은 곧바로 상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침수 사실을 알렸다. 뒤이어 다급히 현장에 도착한 상인들에게 "저희가 도와드릴게요"라는 말을 건네며 곧장 현장 정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물에 젖을 위험이 있는 내부 집기도 안전한 위치로 옮겼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당시 동구 방어동·일산동·화정동 일대에는 도로 파손과 침수 등 총 1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학생들은 가게 내부의 집기를 서둘러 높은 곳으로 옮긴 뒤, 이웃 가게에서 빌려온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이용해 내부로 들이찬 빗물을 밖으로 퍼냈다. 빗물을 퍼내고 상가를 정리하는 작업은 1시간가량 계속됐다.
이들의 행동은 피해를 면한 상인 가족이 화진중학교로 연락해 고마움을 전하면서 외부에 드러났다. 제보자는 "비가 내려 학생들 자신도 불편하고 힘들었을 텐데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먼저 나서서 도와준 모습이 고맙고 기특했다"라고 말했다.
강민승 군은 "평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라며 "비가 계속 내리면 피해가 더 커질 것 같아 당연히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소찬 군은 "상인분들이 얼마나 속상하실지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며 "몸은 힘들었지만 상가가 깨끗해지고 사장님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신승택 화진중 교장은 "학생들이 위기 상황에서 주변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이웃을 도왔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배려와 존중,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