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메리츠증권 첫 해외 영업법인, 홍콩서 '구조화신용' 승부

7월 현지법인 등록 완료...SFC 인가 거쳐 내년 초 영업 목표

글로벌 PE·사모대출펀드 겨냥...'홍콩 IB 13년' 주명 전진배치


메리츠증권이 첫 해외 영업법인인 홍콩법인을 크로스보더 구조화신용 거점으로 꾸린다. 지난 7월 현지 법인등록을 마친 데 이어 홍콩에서 13년간 채권발행시장(DCM)과 신디케이트론 사업을 이끈 주명 전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을 경영진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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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현지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와 사모대출펀드(PD),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를 확보하고 메리츠증권의 구조화금융 역량과 연결하는 사업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채권 중개에 머물지 않고 거래 발굴과 금융구조 설계, 기관투자가 대상 판매까지 사업 범위를 넓힌다.


9일 홍콩 기업등록국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8일 'Meritz Securities Hong Kong Limited'의 법인등록을 마쳤다. 현지 금융업 영위에 필요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인가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법인등록을 먼저 완료하고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는 단계로, 법인 설립 작업과 영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주명 이사를 영입한 데 이어 명재열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홍콩법인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홍콩 IB 13년' 주명 전진배치...DCM·신디론 실적


1980년생인 주 이사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IB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으로 옮겨 올해 2월까지 매니징디렉터와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에서는 채권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 중심이던 사업을 DCM과 신디케이트론으로 확대했다. 국내 증권사 홍콩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채권 발행 주관 업무를 시작했고, 몽골 주택금융기관 MIK의 채권 발행에도 참여했다.


주 이사가 이끌던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2025년 2월 아시아태평양 론마켓협회(APLMA)가 개최한 신디케이트론 마켓 어워즈에서 한국 증권사 최초로 '올해의 신디케이트론 하우스-한국' 부문을 수상했다. 수상 전년도에는 현대캐피탈과 KB국민카드, 현대커머셜을 대상으로 총 8억500만달러 규모의 외화 신디케이트론을 단독 주선했다. 외국계 은행이 장악해 온 아시아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 법인이 확보한 실적이다.


주 이사는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에 메리츠증권 홍콩법인 부대표로 합류했다고 밝히며 담당 업무로 크로스보더 전략과 기관투자가 커버리지, 구조화신용 솔루션을 제시했다. 협업 대상에는 글로벌 PE 운용사와 사모대출펀드, 자산운용사, 투자은행, 기관투자가를 명시했다.


메리츠증권은 주 이사의 현지 거래 경험과 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쌓은 인수금융과 구조화금융 경험을 홍콩의 글로벌 투자자 자금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자기자본 8.3조·NCR 1886%...27년 만의 홍콩 복귀


메리츠증권의 올해 2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조34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했다. 순자본비율(NCR)은 1885.9%, 영업용순자본은 6조602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비부동산 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총액인수와 셀다운을 통해 투자자산 회전율을 높이겠다는 IB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외 우량 투자기회를 확보하고 전통 IB와 인공지능 관련 금융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는 계획도 밝혔다.


홍콩법인은 해외 거래와 기관투자가를 발굴하는 창구를 맡는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거래를 인수한 뒤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재판매하는 메리츠증권의 IB 운영 방식도 해외 거래에 적용할 수 있다.


명재열 전무는 국내에서 경영지원실장과 CFO 업무를 수행하면서 홍콩법인 이사회에 참여한다. 명 전무는 메리츠화재 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2월 메리츠증권으로 이동했으며, 채권과 대체투자를 비롯한 자산운용 업무를 맡아왔다.


이번 홍콩법인은 현 메리츠증권 체제에서 운영하는 첫 해외법인이 된다. 메리츠증권 공식 연혁에는 전신 계열이 1990년 홍콩에 KORIX를 설립해 1991년 영업을 시작한 뒤 1999년 청산한 기록이 있다. 전신 계열의 홍콩법인 청산 이후 27년 만의 현지 재진출이다.


홍콩 자본시장도 올해 거래 규모를 키웠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7개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2102억홍콩달러를 조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한 규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발간한 아시아 자본시장 보고서에서 홍콩을 국내총생산 대비 회사채시장 규모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집계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홍콩 사업을 계속 준비 중이고 내년 초 법인 설립 인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