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경기도 안중근 유묵 '독립' 매입 포기... 임진각 10억 평화센터 강행에 도의회 반발

경기도가 일본에 있던 안중근 의사의 옥중 친필 유묵 '독립(獨立)'의 매입 작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유묵 환수가 무산됐음에도 파주 임진각에 10억 원 규모의 전용 시설 건립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경기도의회를 중심으로 혈세 낭비라는 반발이 거세졌다.


오늘(9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는 일본인 소장자와 진행하던 안중근 의사 유묵 '독립' 매입 협상을 최종 중단하고 관련 절차를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협상이 장기간 헛바퀴를 돈 데다 소장자 측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도 예산 13억 원 외에 추가로 필요한 13억 원을 일반 국민 펀딩으로 충당하려던 계획 역시 착수조차 못한 채 벽에 부딪혔다.


앞서 도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예상 매입 대금 26억 원 중 절반인 13억 원을 매입 예산으로 확보했다. 그러나 민간 중개인을 거친 소장자와의 절충 작업이 성과 없이 해를 넘겼고, 펀딩 개시 조건마저 갖추지 못하자 확보했던 13억 원을 불용 처리한 뒤 세입으로 환원하기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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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초점은 핵심 유물 확보 실패 후속 대처로 쏠렸다. 도는 '독립' 환수가 백지화됐음에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계속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평화센터는 공원 내 유휴 2층 카페 건물을 고쳐 연면적 100~130㎡ 안팎으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와 향후 운영비로 약 10억 원의 도민 세금이 들어간다.


도는 2층에 기보유 유묵인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과 사본(영인본)을 전시하고, 1층은 경기관광공사에 맡겨 음료 및 기념품 매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알맹이' 없는 공간에 세금을 쏟아붓는다는 비판이 즉각 터져 나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기 의원은 "유묵 전시가 핵심이라면 도가 별도의 시설을 조성하기보다 국가유산청이나 국가보훈부 등에 위탁해 더 많은 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같은 위원회 안시현 의원도 "'독립'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안중근 평화센터 조성·운영 사업에 예산을 투입한다"며 "원본이 아닌 복제본을 전시하고 체험·교육 프로그램과 카페, 기념품 판매 등을 운영하는 데 10억 원을 투입할 만큼 별도의 평화센터가 필요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일본인 소장자와의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어서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협상과 국민펀딩 등 후속 절차도 어려운 만큼 예산을 불용 처리한 뒤 세입으로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매입이 무산된 '독립'은 1910년 중국 뤼순 감옥 수감 당시 순국 직전 조국의 자주독립을 염원하며 남긴 대표 친필 휘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