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베스트셀러 되려고"... 출판사 대표와 책 1600권 '사재기'한 유명 에세이 작가

에세이 작가와 출판사 대표가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을 목적으로 자신들의 책 1,600여 권을 직접 매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9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정혜승)는 에세이 작가 A씨와 출판사 대표 B씨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출판사 대표 B씨는 과거 A씨의 다른 책을 출간한 적이 있으나 이번 사건의 도서는 직접 출판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origin_한강노벨문학상수상효과톡톡서점가매출폭발.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기소된 두 사람은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높이기 위해 해당 서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간 총 1,631권을 부당 구매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작가 A씨는 출판사 대표 B씨에게 도서 구매 자금을 먼저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판사 대표 B씨는 한 번에 대량 구매할 경우 사재기가 발각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전국의 해당 서점 매장들을 순회하며 여러 차례로 나눠 책을 샀다.


사재기 물량은 해당 도서의 전체 판매량 1만1,135권 가운데 약 14%를 차지했다. 이러한 조작 행위로 인해 해당 도서는 분야별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3·4위권에서 2·3위권으로 올라선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두 사람이 단순 구매가 아닌 판매량과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전에 역할 분담을 하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origin_장마기간북적이는서점가.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이번 수사 과정에서 출판업계의 베스트셀러 선정 시스템의 허점도 함께 적발됐다. 


온라인 구매는 회원 정보와 배송지를 통해 반복·대량 구매를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회원이 현장 구매하는 경우 사재기를 막을 수 있는 별도 장치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면 서점 내 진열 위치가 달라지고 온라인 노출 빈도가 높아지며 언론과 SNS를 통한 홍보에도 활용할 수 있어 추가 판매 증가로 연결된다. 


검찰은 이러한 홍보 효과가 출판사와 작가들에게 순위 조작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양지청 관계자는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산업의 건전한 유통질서와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불공정 행위에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