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경복궁 3000원은 너무 싸다"... 국민이 꼽은 적정 관람료 '9203원'

국가유산청이 궁궐과 조선왕릉의 관람료 인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민들은 고궁의 적정 관람료로 평균 9203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경복궁·창덕궁 입장료(3000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 8일 국가유산청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궁능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시민토론단 45명과 조규형 궁능유적본부장,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약 3시간 동안 의견을 나눴다.


조규형 본부장은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은 자랑스러운 국가유산이자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문화공간"이라며 "소중한 유산을 보존하고 가꾸며 더 나은 관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높아지는 관람객 기대에 부응하고 지속 가능한 보존과 활용을 위해 현행 관람료 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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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국가유산기획평가원 대표는 주제 발표에서 궁능이 보존해야 할 국가유산인 동시에 국민이 함께 누리는 공공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관람료 자체가 유산의 가치를 뜻하는 것은 아닌 만큼 적절한 가격을 정할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성인 기준으로 경복궁과 창덕궁은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 종묘 및 주요 조선왕릉은 1000원의 관람료가 책정돼 있다. 그러나 각종 무료·할인 제도로 인해 지난해 전체 관람객 약 1781만명 중 1229만명(69%)은 관람료를 내지 않았다.


김 대표는 관람료가 20년 넘게 동결된 사이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확대됐다며 공공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미정 한국성과연구원 대표는 지난해 전문가와 일반인 등 총 66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경복궁과 덕수궁, 창경궁, 종묘, 능원을 찾은 관람객 2641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와 각각 1000명, 2994명이 참여한 두 차례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전문가의 90%는 궁능의 가치와 해외 사례, 보존·관리 및 프로그램 개발 비용 등을 근거로 관람료 인상에 찬성했다. 이용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과 유산 유형에 따른 차등요금제에도 다수가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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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제시한 적정 관람료는 고궁 평균 7940원, 능원 평균 5950원이었다. 조사 범위는 고궁 4720~1만1160원, 능원 3450~8400원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의 절반가량도 궁능의 가치에 비해 현재 관람료가 낮고, 해외 유산과 비교해도 저렴하다는 이유로 인상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8%였으며, 현행 요금이 적절하거나 추가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국민이 생각하는 적정 관람료는 고궁 평균 9203원, 능원 평균 7196원으로 전문가들이 제시한 금액보다 각각 1263원, 1246원 높았다. 응답 범위는 고궁 7521~1만349원, 능원 5741~8548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궁능을 방문했던 응답자가 가격 인상에 더 우호적인 경향은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관람객의 91.4%가 관람에 만족했고, 93.6%는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직접 관람한 사람들이 궁능의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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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관람료를 올릴 경우 가치관 충돌과 부정적 여론, 관람객 및 관련 서비스 이용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문화 향유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생기거나 물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규형 본부장은 "관람료 현실화는 속도전은 아니다. 차분히 진행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품격있는 공간을 만들지에 대해 주신 의견을 포함해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