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0일(일)

쏘렌토 턱밑까지 쫓아온 EV3·EV5…기아의 '전기차 대중화' 전략 통했다

기아의 전기차 EV3와 EV5가 내수 시장에서 대표 베스트셀링카인 쏘렌토의 판매량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 7월에는 두 전기차의 합산 판매량이 쏘렌토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에도 불과 77대 차이까지 따라붙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중형 전기차를 앞세운 기아의 '볼륨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EV3와 EV5는 각각 판매되며 합산 632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쏘렌토는 6397대였다. 두 전기차 판매량과 쏘렌토의 격차는 77대에 불과했다.


기아 EV5 / 사진 제공=기아EV5 / 기아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지난 7월 EV3·EV5 합산 판매량은 6901대로 쏘렌토(6153대)를 오히려 748대 앞섰다.


쏘렌토 4대 팔릴 때 EV3·5 1대→10대 중 7대 수준


올해 들어 EV3·EV5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8월 EV3·EV5 합산 판매량은 같은 기간 쏘렌토 판매량의 약 26.8%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1~8월에는 이 비율이 약 70%까지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쏘렌토 4대가 팔릴 때 EV3·EV5가 1대가량 판매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쏘렌토 10대당 EV3·EV5가 7대까지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EV3 / 기아EV3 / 기아


EV5의 신차 효과와 가격 경쟁력 강화가 맞물린 가운데 EV3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EV3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과 비교해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지난 3월 EV3·EV5 합산 판매량은 7981대로 현대차 아이오닉 5·6·9의 합산 판매량 4511대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EV3·EV5 판매량이 아이오닉 5·6·9 합산 판매량을 웃돌았다.


'전기차 한 대'보다 '대중형 전기차 군단' 키우는 기아


주목할 부분은 순수전기차 두 차종의 판매 규모가 기아의 간판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 한 차종과 맞먹는 수준까지 커졌다는 점이다.


기아 쏘렌토 / 기아쏘렌토 / 기아


쏘렌토는 수년간 기아 내수 판매를 이끌어온 대표 모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강력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그런 쏘렌토와 EV3·EV5의 월간 판매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은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기아의 전동화 판매 기반이 이전보다 두꺼워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기아의 전략도 고가 전기차 한두 종에 집중하기보다 소비자 선택지가 넓은 대중형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EV3와 EV5에 이어 EV2·EV4 등으로 라인업을 넓히면서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로 이어지는 내연기관 SUV 중심의 볼륨 전략을 전기차 시장에서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 열린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기아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4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C세그먼트 SUV 전기차도 추가한다.


올해는 EV2와 인도 전략형 전기차 시로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을 최대 40% 늘리고 모터 출력도 9% 높이는 등 상품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EV2 / 기아EV2 / 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은 당시 "지난 5년간 전 부문에서 이뤄낸 혁신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도 차별화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