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체험학습 현장에서 교사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저지른 중학생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교원 단체는 추가 피해 정황을 제기하며 교내 스마트폰 소지 및 사용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학칙 가이드라인을 즉각 마련하라고 교육 당국에 촉구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모 중학교 재학생 A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중순 교외 체험학습 현장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교사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 교사가 현장에서 이상 행동을 인지한 뒤 학교 측에 사안을 알렸고, 학교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를 접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은 압수한 A군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며 추가 피해 정황을 살피고 있다. 특히 촬영 대상이 된 신체 부위 확인을 통한 피해자 특정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2차 합성물 제작 여부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신체가 찍힌 사진이나 영상의 경우 피해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아 계속 확인 중"이라며 "(성범죄에 해당하는) 딥페이크 부분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경찰 수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지역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교권 침해 수위를 심의할 방침이다.
현장에서는 단일 사건을 넘어선 집단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교사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 당시) 보호자 동의 아래 학교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한 휴대전화 확인 과정에서, 교육활동이 이뤄진 거의 모든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다수 발견됐다"며 "이때 ㄱ군이 복수의 여성 교원을 촬영한 자료, 일부 교원에 대한 합성물, 여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합성물이 함께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추가 피해 교사는 물론 동료 학생들까지 범행 대상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피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일대일 전담 지원 체계 구축, 가해 학생과의 지속적인 분리, 특별휴가 및 병가 보장을 제주도교육청에 촉구했다. 특히 지난 3월 개정 초·중등교육법 시행으로 학내 스마트 기기 사용 및 소지 제한 근거가 마련된 만큼, 교육청 차원의 실질적 표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제주교사노조는 "교내 스마트 기기 사용·소지를 제한하는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를 학칙으로 설계·운용하며 그에 따른 갈등과 민원을 감당하는 부담은 개별 학교와 교사에게 그대로 남아 있다"며 "법 시행 첫해인 지금 교육청이 학칙 표준안과 법률 자문을 제공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