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시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15년 형을 선고받은 고(故) 김남주 시인이 4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김남주 시인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시인에 대해 불법 구금, 폭행·협박 등 가혹행위가 자행됐다고 판단하며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인정했다.
김 시인은 1978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준비위원회에 가입하고 유신 반대 운동에 참여한 혐의로 1979년 구속됐다.
故 김남주 시인 / 사진 제공 = 전남대
1980년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그는 9년 2개월여 복역 끝에 1988년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됐다. 하지만 출소 5년여 만인 1994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남민전은 1976년 민족일보 기자 이재문씨 등이 반유신 민주화운동을 목표로 조직한 지하단체다. 서울 시내에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80여명이 검거됐다. 이 사건은 유신 말기 최대 공안사건으로 기록됐다.
김 시인은 감옥에서도 시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 칫솔을 날카롭게 갈아 우유갑과 은박지 등을 눌러가며 250여편의 시를 썼다.
이렇게 옥중에서 쓴 작품들은 1984년 첫 시집 '진혼가'를 시작으로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등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