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경기도 안산시의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생 채단비씨가 성폭행 피해를 당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초동 수사부터 무혐의 종결까지 전 과정에서 기본적인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JTBC 뉴스룸은 40대 술집 사장 A씨에 대한 준강간 혐의 수사에서 경찰이 단 한 차례도 강제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핵심 증거인 CCTV 영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A씨 측이 임의로 제출한 일부 영상만 받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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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장치 본체나 영상 원본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역시 신청조차 되지 않았다.
유족이 이 같은 수사 방식에 항의하자 경찰은 '임의제출이 원칙'이라며 '압수수색은 영장이 검찰을 거쳐 발부되는 데 시간이 소요돼 번거롭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한 'CCTV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어 가해자 휴대전화를 확보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족 측은 경찰이 채씨가 성폭행 피해를 호소한 녹취와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메시지 등 물증을 하나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지도 않은 채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는 것이다.
채씨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지난 2월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CCTV 영상 확인과 참고인 조사 등 보완수사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기존의 무혐의 판단을 고수했다.
경찰은 '피해 호소 기록들은 피해자 진술과 똑같아서 확보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CCTV 영상 시간 오차를 확인하라는 정도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검찰은 채씨가 사망한 지 넉 달 만인 지난 6월에야 CCTV 하드웨어를 확보했다. A씨의 휴대전화 두 대와 채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을 의뢰했으며, 채씨 친구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녹취파일도 증거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지나 몇 개월간 영상이 덧씌워진 CCTV는 복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자인 채씨가 사망하면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