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삼전닉스 급등에 서학개미도 들썩... 반도체 ETF에 1000억 넘게 몰렸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한 주간 반도체 ETF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삼전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상품으로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라운드힐 메모리 ETF를 8561만 달러(한화 약 118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투자 종목 가운데 알파벳(8912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미국 상장 액티브 ETF다.


사진 = 인사이트인사이트


반도체 관련 ETF로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있다. 최근 2주간(10~21일) SK하이닉스는 21.66%, 삼성전자는 21.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10.45%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미국 상장 반도체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마이크론은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11.0%, 샌디스크는 32.0% 올랐다.


국내 상장 ETF 시장에서도 뭉칫돈이 움직였다. 코스콤 ETF CHECK 집계 결과 최근 한 주간(14~20일)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자금 순유입액 1위는 'TIGER 미국S&P500'으로 1709억 원이 유입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에는 1323억 원이 들어오며 2위를 기록했다.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된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3위와 4위 상품의 성격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KODEX 코스피'(1205억원)는 코스피 지수를 양의 1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1102억 원)는 음의 2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두 상품에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은 코스피 상승과 하락 양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비등했음을 보여준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향후 시장 방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증시 대기자금도 크게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105조3542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11일 97조9289억 원까지 줄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14일 다시 100조 원을 넘어선 뒤 105조 원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7조 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일 31조8939억 원으로 전주인 13일 대비 3.1% 증가했다.


신용 잔고는 지난 4일 27조4038억 원에서 10일 30조 원을 회복한 뒤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주 만에 4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반도체 기업 주가 상승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반도체 ETF와 미국 대표지수 ETF로 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상승과 하락 양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비등하다는 점은 시장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증시 대기자금과 신용 잔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것은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지만,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시장 급락 시 손실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