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가 국토교통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추진 방침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에 이어 용산구까지 반대에 나서면서 용산공원 주택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한층 심화하는 양상이다.
15일 용산구는 입장문을 통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런 추진 방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전북 부안군 '수소도시 조성사업' 현장에서 열린 실무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4 / 뉴스1(국토교통부 제공)
구는 용산공원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반대 논리를 펼쳤다. 구는 "용산공원은 120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국가공원"이라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를 담아낼 국가의 상징 공간이 될 용산공원을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원 훼손의 비가역성을 우려하며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구는 "용산공원은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다"며 "주택은 다른 지역에 추가로 공급할 수 있지만, 국가의 상징 공간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대규모 도심 국가공원은 한 번 잃으면 다시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용산공원의 본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어떤 개발 추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산구는 주택 공급 대안도 제시했다. 구는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면 기존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도시의 기능과 공공성을 함께 살릴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가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8일 오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주민들과 함께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공급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6.8.8 / 뉴스1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관한 질문에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전체에 아파트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며 "크고 작은 문제가 있지만 이런 것들을 극복해서 집을 짓겠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반대할 경우에도 법적으로 주택 공급을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적·제도적으로 공공택지지구에 대해서는 법률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은 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서울시도 김 장관의 기자간담회 직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14일 입장문에서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용산공원은 단순한 유휴 부지가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국가 자산"이라며 "용산공원을 최대한 보전해 국민의 여가·휴식과 자연 생태 공간으로 조성하도록 한 것도 바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기본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의 공급 목표를 채우기 위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없이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