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월)

조현준, 2020년 미국 공장 샀다...6년 뒤 효성중공업 수주 71%가 미국

4650만달러에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확보...증설 포함 누적 3억달러 투입

2분기 실적 기대치 밑돌았지만 연간 수주목표 8.4조→12조...상반기 수주 7.5조


6년 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택한 미국 멤피스 공장이 이제 효성중공업 수주의 중심에 섰다. 올해 상반기 중공업 신규수주의 무려 71%가 미국에서 나왔다. 2분기 실적은 비록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효성중공업은 연간 신규수주 목표를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42.9%나 높이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보는 전력기기 호황이 시작되기 전 이뤄졌다. 지금과 같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기기 호황은 말조차 나오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효성중공업이 인수 이유로 제시한 것은 '미국 전력 소비 증가'였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를 봤다. 북미 전력기기 시장에서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납기와 공급망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그렇게 효성중공업은 2019년 12월 미쓰비시전기가 보유하던 테네시주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4650만달러, 당시 약 5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가면서 효성중공업의 첫 미국 전력기기 생산거점이 됐다.


4650만달러 멤피스 공장...누적 투자 3억달러로


이후 멤피스 공장에 투자도 단행했다. 공장 인수와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투입한 금액은 총 3억달러, 약 4400억원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은 미국 내 최대 수준으로 올라간다. 이 공장은 미국에서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다.


미국에서 확보하는 제품군도 변압기에서 차단기로 넓어졌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 자회사 효성HICO를 통해 미국 전력·에너지 인프라 기업 콴타서비스 자회사와 초고압 가스절연차단기(GCB)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현지에서 콴타 경영진을 만나 합작사 설립을 최종 합의했다.


합작법인은 오는 10월 펜실베이니아주 캐논스버그 공장에서 72.5kV부터 800kV급 초고압차단기 생산을 시작한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변압기 공장에 이어 차단기 생산기지까지 확보하면서 미국에서 변압기와 차단기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수주도 현지 생산능력을 따라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이 밝힌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실적 기대 밑돌았지만 수주목표는 3.6조 높였다


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자리한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자리한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


올해 2분기 효성중공업의 연결 매출은 1조6870억원, 영업이익은 2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6%, 60.9%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2907억원에는 못 미쳤다.


실적과 달리 수주 목표는 크게 올라갔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중공업 부문 연간 신규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3조6000억원 높였다. 2분기 신규수주만 3조3242억원을 기록했고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7조4981억원까지 쌓였다.


미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분기 중공업 신규수주 가운데 미국 비중은 63%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71%까지 올라갔다. 2분기 말 중공업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미국 물량이 57%를 차지했다.


미국 비중은 매출에서도 올라가고 있다. 2분기 중공업 부문 미국 매출 비중은 38%로 전년 동기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상반기에 받아놓은 미국 수주가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는 가운데 10월에는 현지 차단기 생산도 시작된다.


조 회장이 멤피스 공장 인수를 결정할 당시 효성중공업이 제시했던 미국 투자 근거는 전력 소비 증가와 노후 전력망 교체였다. 6년 뒤 효성중공업은 상반기 중공업 수주의 71%를 미국에서 확보했고, 연간 수주 목표는 처음 제시했던 8조4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난 12조원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