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법부 판단을 거치고도 시외·광역버스 이용 차별이 해소되지 않자 장애인 단체들이 유엔(UN)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5일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시외·광역버스 탑승을 보장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에 개인진정했다고 밝혔다.
유엔 개인진정은 국내 구제 절차를 모두 거쳤음에도 권리 침해가 해소되지 않을 때 권리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제출하는 제도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한국 정부의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유엔 개인진정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5/뉴스1
참석자들은 "12년간 소송을 이어가며 법원에서 차별성을 인정받았음에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여전히 단 한 대의 시외버스도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보장할 법과 제도를 방치한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반이자 차별"이라며 정식 확인을 요청했다.
앞서 지체장애인 A씨는 지난 2014년 국가와 지자체, 버스 운송 사업자들을 상대로 휠체어 승강 설비 설치를 요구하는 차별구제소송을 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2022년 대법원은 버스 회사의 탑승 설비 미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고 판단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A씨의 직장과 주거지를 잇는 7개 노선으로 승강 설비 제공 범위를 한정했고, 대법원이 이를 최종 확정하면서 국내 소송 절차가 마감됐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는 "대중교통은 이용 노선을 사전에 입증하고 타는 교통수단이 아니다"라며 "장애인에게만 특정 노선 이용 가능성을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이동권을 동등한 권리가 아닌 시혜로 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