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주력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분기 실적을 이어갔다. 신약 판매로 벌어들인 이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5일 SK바이오팜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74억 원, 영업이익 97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8.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8.1%, 전년 동기 대비 56.9% 늘었다. 일회성 용역수익이 반영됐던 분기를 제외하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눈에 띄는 점은 이익의 질이다. 이번 분기에는 일회성 마일스톤 매출이 사라지면서 기타 매출이 줄었고, 연구개발과 마케팅 확대에 따라 판매관리비는 늘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73억 원 증가했다. 회사는 미국에서 엑스코프리 판매가 늘어날수록 이익도 함께 커지는 수익 구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SK바이오팜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약 판매를 통해 창출한 이익과 현금흐름을 차세대 신약 개발과 연구개발 플랫폼에 다시 투자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 혁신 신약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해 연구개발 투자와 영업이익을 동시에 확대하는 국내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텍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2분기 기타 매출은 총 230억 원으로,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DP·API) 매출 133억 원, 용역 매출 97억 원으로 구성됐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성장세다. 미국 매출은 2244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3.5%,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미국 매출은 4221억 원을 기록했다.
실제 처방도 꾸준히 늘고 있다. 2분기 미국 총 처방 수(TRx)는 약 14만3000건으로 전 분기 대비 8.4% 증가했다. 신규 환자 처방 수(NBRx)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월평균 1800건 이상을 유지했다. 특히 6월 월간 처방 건수는 4만9155건으로 집계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판매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4월 기존 소비자 직접 광고(DTC)를 재개한 데 이어 6월에는 신규 DTC 광고도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DTC 광고는 물론 의료진(HCP)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확대해 엑스코프리의 인지도를 높이고 치료 접근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품 수명도 계속 늘린다. 회사는 지난 3월 엑스코프리 현탁액 제형에 대한 미국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으며,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과 소아 환자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신약허가신청(sNDA)도 연내 제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허가와 중국 출시를 마쳤으며 일본에서는 연내 승인을 목표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남미에서는 페루와 칠레에 이어 이달 브라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엑스코프리가 벌어들이는 안정적인 현금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초기 파이프라인은 '중추신경계(CNS) 저분자 신약',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세 축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 사진 제공 = SK바이오팜
RPT 분야에서는 외부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과 자체 개발 후보물질의 내년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기존 킬레이터의 한계를 보완한 노블 킬레이터(Novel Chelator)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표적과 치료 기술에 적용할 계획이다.
TPD 분야에서는 자체 MOPED™ 플랫폼을 기반으로 p300 표적 분해제 등 차별화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AI도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한다.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인실리코 메디슨과 AI 기반 신약 발굴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초기 후보물질 발굴의 효율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주요 학회를 통해 연구개발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투자 확대에도 영업이익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분위기"라며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이 투자자 신뢰를 잃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SK바이오팜도 신뢰 회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