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9090억 현금화 대신 두나무에 5978억 더 넣은 한화證...'주식·코인 한 앱'에 걸었다

"토큰증권·비트코인·예측시장 한곳서 거래"...한화證 리서치팀장이 공개한 3년 뒤 금융

두나무 지분 매각 않기로 한 지 넉 달 만에 3.90% 추가 취득...'RWA 허브' 구축과 맞물려


"증권사나 코인거래소 앱에서 토큰증권과 비트코인, 예측시장까지 모두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장이 지난 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공개한 전망이다. 이 발언을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내린 두 차례 투자 결정과 나란히 놓으면 그동안 흩어져 있던 그림이 이어진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월 두나무 지분을 팔아 약 9090억원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을 접었다. 넉 달 뒤인 지난 5월에는 5978억원을 추가 투입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3.90%)를 5978억4393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취득가격은 43만9252원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보유 주식은 206만9450주에서 343만500주로, 지분율은 5.94%에서 9.84%로 높아진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단순 매매 중개업체가 아니라 주식과 토큰증권, 디지털자산을 연결할 금융 인프라로 본 선택으로 읽혔다. 


무료로 한화투자증권 '주식시장 투자정보' 받아볼 수 있는 꿀팁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면서 두나무 주주에게는 주당 43만9252원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이 제시됐다. 한화투자증권이 기존 보유 주식 전량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면 약 909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두나무 지분 5.94%를 약 583억원에 취득했다. 최초 투자금의 15배가 넘는 현금화 기회가 열렸지만 지난 1월 "현재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확정 공시했다. 이어 동일한 주당 가격으로 기존 투자금의 10배가 넘는 5978억원을 다시 넣기로 했다.


최초 투자 당시 주당 취득가격은 약 2만8175원이다. 이번 추가 취득가격은 이보다 약 15.6배 높다. 추가 취득이 끝나면 기존 지분을 포함한 누적 취득금액은 약 6561억원으로 늘어난다.


9090억 회수 대신 두나무 3대주주 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취득 목적을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시너지 확보'라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중개를 넘어 수탁, 정산, 기관 서비스 등 복합 인프라 사업자로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추가 투자를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서비스와 관련 밸류체인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 팀장이 인터뷰에서 제시한 시장은 회사가 말한 '복합 인프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증권사는 주식과 채권, 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디지털자산 매매를 중개한다. 주식과 채권의 토큰화가 확대되면 증권사와 거래소가 각각 확보한 상품과 고객, 거래 인프라를 한 플랫폼 안에서 연결할 수 있다.


최 팀장은 미국에서 부동산이나 음원 등 비정형 자산보다 주식과 채권 같은 정형증권의 토큰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봤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미국예탁결제원(DTCC) 등 기존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한화투자증권의 준비는 이미 모바일 앱으로 옮겨졌다. 회사는 지난 5월 말 MTS를 개편해 국내·해외주식과 연금, 금융상품에 디지털자산 정보를 추가했다. 별도의 '디지털자산 홈'을 만들고 두나무 계열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과 연계해 시세와 뉴스,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관심 종목에 등록해 주식과 함께 관리하는 기능도 넣었다. 아직 디지털자산 매매 단계는 아니지만 주식과 디지털자산을 한 화면에 배치하는 작업은 시작한 셈이다.


'RWA 허브' 아래 플랫폼·거래소·블록체인 연결


두나무 투자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내놓은 'Global No.1 RWA Hub' 구상과도 맞물린다. 회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교두보를 맡겠다고 밝혔다.


RWA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현실의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블록체인 인프라와 RWA 거래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필요한 조각도 차례로 확보했다. 디지털자산 데이터는 쟁글, 웹3 인프라는 미국 크리서스, RWA 토큰화는 시큐리타이즈에 투자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예탁결제원과 골드만삭스 등이 참여한 금융 특화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 운영사 디지털에셋홀딩스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는 캔톤 네트워크를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두나무 추가 취득금액 5978억원은 한화투자증권 자기자본의 28.91%에 해당한다. 한화투자증권 미래전략실은 이를 "디지털금융 전환에 대한 회사의 전략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중대한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RWA 허브'를 경영 비전으로 내걸었다. 올해 1월에는 약 9090억원 규모의 두나무 지분 현금화를 택하지 않았고, 5월에는 5978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같은 달 MTS에 디지털자산 홈을 열었고 7월에는 금융 특화 블록체인 기업에 300억원을 넣었다.


이어 최 팀장은 주식과 토큰증권, 비트코인, 예측시장이 하나의 앱에서 거래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