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별거 남편이 몰래 데려가려던 반려묘, 탈출 후 사망... 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별거 중인 남편이 허락 없이 집에 침입해 반려묘를 데려가려다 고양이가 도망친 끝에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법적 쟁점이 주목받고 있다.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5년 차인 A씨의 사연이 방송됐다.


A씨는 남편과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며 반려묘 한 마리를 함께 길렀다. 시댁 식구들은 "아이도 낳지 않고 동물만 키운다"며 A씨를 비난했고 남편은 이를 방조했다. A씨에게 반려묘는 힘든 결혼생활에서 유일한 위안이자 가족이었다.


Cat_runs_out_apartment_door_202608031046.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반려묘는 남편이 데려온 동물이었지만, 일상적인 돌봄과 식사 챙기기, 동물병원 진료 등 실질적 양육은 A씨가 전담했다. 그러다 별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편이 갑작스레 반려묘를 데려가겠다고 요구했고, 두 사람은 격렬하게 다투었다.


집을 나간 남편은 이후 A씨가 부재중일 때 몰래 집에 침입해 반려묘를 강제로 데려가려 했다.


공포에 질린 고양이는 집 밖으로 뛰쳐나갔고, A씨는 며칠 동안 수소문하며 찾아 헤맸지만 결국 다른 개에게 물려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편은 "고양이가 죽어서 슬프다"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고양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자식 같은 존재였다. 남편이 무리하게 데려가려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을 비극이었다"며 "뻔뻔하고 이기적인 모습에 진저리가 난다. 남편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사실혼을 정리하면서 반려묘 사망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박선아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현행법상 반려동물은 재산으로 분류되지만, 최근에는 유대관계를 인정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추세다"며 "A씨는 반려묘와 깊은 정서적 유대가 있었다는 사실과 남편의 행위가 단순 과실을 초과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반려묘와 함께한 기간과 사진, 영상, 동물병원 진료 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해 정신적 손해배상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박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라 해도 별거 중이거나 관계가 사실상 파탄 난 상태에서 상대방 의사에 반해 주거지에 침입했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며 "남편의 주거침입과 반려묘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 고의가 인정되면 재물손괴죄도 성립한다. 다만 과실로 판정될 경우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입증에 필요한 증거와 관련해서는 "남편이 반려묘를 데려가려 했던 상황이나 주거 침입을 인정하는 발언 등이 담긴 녹취록이 있으면 좋다"며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웃이나 주변인의 사실 확인서도 필요하다. 사건 직후 작성한 일기나 문자메시지, 수의사 소견서 등을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남편이 시댁의 부당한 압박으로부터 A씨를 보호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동조했다면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에 해당해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남편이 관계 정리를 거부하고 계속 찾아오거나 위협한다면 경찰에 신고한 뒤 접근금지와 신변 보호 등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