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30원도 싸다고 환전해 뒀는데 800원대로 내려가다니 더 환전해야 하나 고민이에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저도 시기 보고 있어요" "조금씩 바꿔둬야 하려나요" 등 엔화 환전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원화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엔화는 약세가 이어지면서 '싸게 사둬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424.0원을 기록하며 전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13.4원 내렸다.
지난 7월 1일 장중 1560원선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100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이는 원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30일 159.5엔을 기록해 전일 대비 3.8원 이상 내렸지만, 7월 말엔 달러당 163엔 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기준으로 각 통화의 환율을 먼저 정한 뒤 이를 재계산하는데, 이를 흔히 재정 환율이라 부른다.
원·엔 환율이 여기에 해당한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상승하고 엔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덩달아 오르는 중이다.
올해 100엔당 918.6원선에서 출발한 원·엔 환율(하나은행 고시 기준)은 등락을 반복하다 7월 2일 958원선까지 올랐다.
이후 23일 900원선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31일에는 888.25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한 달 새 100엔 대비 원화 값이 70원가량 오른 것이다.
한국 시각으로 7월 30일 밤부터 31일 새벽 사이 엔화 가치가 잠시 급등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
엔·달러 환율이 163엔 선에서 움직이다 장중 157엔 선까지 떨어진 것이다. 비슷한 시각 원화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당 1418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일시적이며 당분간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30일 밤 엔화와 원화가 함께 강세를 보인 것은 한미일 외환당국의 공조 개입 결과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시장이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확장재정 기조다.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0.7%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잠재성장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제가 나빠지면 통화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확장 재정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에 엔화가 많이 풀리면 엔화 값이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망을 반영해 엔화 가격이 미리 떨어지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더라도 재정 건전성 우려와 에너지 수입 부담 등 구조적 요인으로 엔화 약세를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