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을 준비 중인 홈플러스가 직원들의 임금 지급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회사는 노조와의 합의를 강조했지만,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일방적 통보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31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일반노조, 직원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지난 27일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유동성 부담 완화와 영업 정상화를 위해 임직원 처우 관련 제도의 지급 시기와 방식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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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이 제시한 조정안에 따르면 임금은 내년 3월까지 2개월씩 늦춰 지급된다. 8월에는 6월 급여 중 미지급한 60%를 지급하고, 9월에는 7월 급여 100%와 명절 상여금 6분의 1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9월 지급 예정이었던 명절 상여금은 6개월에 걸쳐 나눠 지급한다. 내년 설 상여는 회사 상황을 보며 추후 협의할 계획이다.
폐점 점포 직원이 퇴사할 때 지급하는 고용안정지원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 지원금은 최대 12개월치 기본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폐점 점포 직원이 다른 점포로 전환 근무할 경우 받는 자산유동화 점포 위로금은 6개월 균등 분할 지급한다.
홈플러스는 전날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현재 처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DIP 자금 사용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양 노조에 급여 지급 지연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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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조만간 들어올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은 상품 공급에 집중 투입해 영업을 조기 정상화하겠다는 게 회사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DIP가 집행되면 상품 공급 안정, 영업 정상화, 임직원 급여 및 필수 운영비 등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를 유지하는 데 우선 활용할 것"이라며 "협력사, 정부,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회사는 현재 추진 중인 일부 점포의 운영 조정과 폐점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2개월 임금 순연 지급은 노사 합의가 아닌 사측의 일방적 요청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호 의견조율 없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노사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현장의 혼란을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지부는 "사측이 발표한 임금 2개월 순연 지급은 노사가 합의한 결과가 아니며 사측이 노조에 전달한 제안에 불과하다"며 "노조가 법적 대응을 유예하고 현장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오직 투명하고 원활한 기업회생을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자산유동화 위로금과 상여금 분할 지급 등 고통 분담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체불까지 노사 합의로 포장해 언론에 알린 행태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대주주 MBK와 사측이 회생 과정을 원만하게 이끌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며 청산 절차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노조는 방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측이 회생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임금 체불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홈플러스지부는 매장 영업 재개 과정에서 최대 2개월 주기의 순환 휴업 등을 통해 특정 직원에게 고통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IP 대출은 이르면 다음주 집행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DIP 집행 후 1주일 이내에 핵심점포 67곳을 신선식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위주의 '트레이더조' 형태로 축소해 재개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