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광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이날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에너지 및 광물 자원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핵심 광물 관련 정책과 투자 제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리튬의 탐사·채굴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양국 기업의 투자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스1
아르헨티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매장량이 전 세계 4위에 달하는 주요 자원국이다.
원유 수입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위 실장은 "우리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시범 도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수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8월까지 우리 기업들이 시범 도입한 아르헨티나산 원유는 88만 배럴 규모다. 아르헨티나는 향후 원유와 가스 생산량을 현재 대비 5배 이상 늘릴 계획이어서 한국으로의 수출 여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 실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내년부터 예정된 원유 수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협력하기로 했다"며 "원유 공급선을 남미로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 지역에 집중된 우리 원유 수입선을 남미로 넓히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줄여 에너지 수급의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스1
에너지 협력은 원유를 넘어 천연가스와 원자력 분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무역 협력 분야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양 정상은 한국과 남미 최대 경제 협력체인 메르코수르 간 무역 협정 협상을 연내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메르코수르에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핵심 회원국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2018년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나, 한국의 농축산물 개방과 남미 국가의 제조업 개방 문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2021년 이후 협상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 대통령은 앞서 브라질을 국빈 방문했을 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올해 12월 협상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밀레이 대통령과도 같은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위 실장은 "한·메르코수르 무역 협정이 타결된다면 2억8000만 인구의 거대 시장에 우리 상품의 원활한 수출길이 열리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양국은 우리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이중 과세 방지 협정'이 최종 타결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이중 과세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위 실장은 "우리 기업의 투자와 시장 진출을 지원할 제도적 여건을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후속 추진체계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경제공동위원회와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경제공동위원회는 교역과 투자, 기업 애로사항과 시장 접근 문제를 폭넓게 점검하고,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는 리튬과 구리, 원유, 가스, 원자력 등 협력 사업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밀레이 대통령은 아주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고 우리 대통령은 진보적 정치인이어서 그런 선입견을 갖고 보면 '갭'이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세속적인 말로 아주 잘 맞아서 서로 간에 공감이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