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자소재·후공정에 웨이퍼 더해...2031년 매출 3조 목표
SK㈜ 재무건전성 높이고 미래 투자 여력 확보
SK㈜가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2조3000억원에 매각한다. SK㈜는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확보한다. 두산은 반도체 전자소재와 후공정 테스트에 이어 전공정의 출발점인 웨이퍼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사진=인사이트
SK㈜와 두산은 지난달 3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매매대금은 약 2조3천억원이며 향후 가격 조정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SK㈜는 이번 매각 목적을 "재무건전성 제고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확보한 현금을 신규 성장사업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실트론은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뒤 생산능력과 고객 기반을 확대했다. 현재 300㎜(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글로벌 3위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국내외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조원,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천억원을 웃돌았다. SK㈜는 SK실트론을 글로벌 웨이퍼 기업으로 키운 뒤 두산에 경영권 지분을 넘기면서 투자금 회수와 성장 재원 확보를 함께 마무리하게 됐다.
SK가 키운 웨이퍼 경쟁력, 두산 반도체 축으로
뉴스1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로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확대한다. ㈜두산 전자BG는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에 공급을 늘리고 있다.
2022년에는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했다. 두산테스나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를 맡고 있는 가운데 SK실트론 인수로 반도체 제조의 기초 소재인 웨이퍼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확보하게 됐다.
웨이퍼는 반도체 회로를 형성하는 원형 기판이다. 반도체 전공정의 모든 과정이 웨이퍼 표면에서 진행되는 만큼 제품 품질이 반도체 생산 수율과 직결된다. 고객사 인증과 장기간 축적한 제조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어서 진입 장벽도 높다. 신에츠화학과 섬코, 글로벌웨이퍼스, 실트로닉, SK실트론 등 5개 업체가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K실트론은 국내에서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SK그룹이 확보한 생산기술과 글로벌 고객 기반이 두산의 전자소재·반도체 테스트 사업과 연결되는 구조다.
두산그룹은 이번 인수로 에너지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개 사업축을 강화한다.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에는 ㈜두산 전자BG와 두산테스나에 이어 SK실트론이 추가된다.
두산 "상장 없이 주주가치 높인다"
두산은 SK실트론을 상장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SK실트론의 현금창출력과 배당을 ㈜두산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 자체사업은 전자BG가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AI 가속기용 CCL 수요 증가로 전자BG가 성장하는 가운데 SK실트론이 추가되면 반도체 사업 안에서도 수익원이 분산된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SK실트론은 상장하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두산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웨이퍼 시장이 2032년까지 연평균 7%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실트론의 2031년 매출 목표는 약 3조원으로 잡았다.
메모리용 웨이퍼는 기존 고객과 거래를 늘리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글로벌 2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신에츠화학과 섬코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비메모리용 웨이퍼 시장에서도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담당하는 SK실트론 미국법인은 청산한다. 두산은 실리콘 웨이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SK㈜는 매각 대금 2조30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