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꿈의 신약' 수식어 안 통한다... 제약·바이오 상장, 이제 숫자로 증명해야

앞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은 상장 과정에서 '꿈의 신약', '혁신 치료제' 같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시장 규모와 임상 성공 가능성, 개발 비용 등 객관적인 수치를 근거로 기업가치를 제시해야 하며, 기술이전 계약 내용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지난 30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미래 전망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을 고려해 공시 기준을 통일하고, 일반 투자자가 기업의 위험요인을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가장 큰 변화는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 작성 방식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공모가를 산정할 때 '예상 시장 규모', '임상시험 성공 확률', '허가·심사 과정의 위험요인', '개발 기간과 소요 비용' 등 핵심 요소를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예를 들어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과 실제 진출 가능한 목표 시장을 구분해 적어야 한다. 임상 성공 확률 역시 기업의 자체 추정이 아니라 논문이나 기존 통계자료 등을 근거로 산정해야 한다. 허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과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 단계별 투자 비용과 자금 조달 계획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상장 이후에도 공시 내용은 한층 강화된다. 기업은 신약 개발 프로젝트(파이프라인)별 연구개발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총괄표를 작성해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과거 개발이 중단됐거나 기술이전, 품목허가를 받은 프로젝트까지 전체 이력을 공개해야 하며, 개발 일정이 늦어질 경우 지연 사유와 향후 계획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 공시도 보다 투명해진다. 지금까지는 총 계약 규모만 강조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를 각각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계약 상대방을 비공개하는 경우에도 상대 기업의 사업 규모와 역량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


과장된 홍보를 막기 위한 기준도 마련된다.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기업이 중요한 정보를 언론에 알리기 전에 먼저 공시하도록 하고, '꿈의 신약'과 같은 과장되거나 주관적인 표현 대신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에 기반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 뉴스1금융감독원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