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완성차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소 생산부터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현지 생산·판매 기반과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을 결합해 브라질을 중남미 친환경 에너지 시장 공략의 전략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브라질 정부와 수소·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공장을 방문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현대차그룹이 브라질의 친환경차 전환 정책인 '모버(MOVER)'와 국가수소프로그램, 국가에너지계획 등에 맞춰 그린수소 트럭 투입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기술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 구상의 핵심은 현대차그룹이 축적한 수소 기술 경쟁력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과 차량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과 버스 등 상용 모빌리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수소의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단순히 수소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에너지 환경에 맞춰 수소 생산 인프라와 연료전지 시스템, 모빌리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라질은 풍부한 태양광·풍력·수력 자원을 보유한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친환경 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브라질 그랜드 하얏트 상파울루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 외교부 장관 / 한국경제인협회
현대차그룹은 브라질의 재생에너지 경쟁력과 자사의 수소연료전지·제조 기술을 결합해 수소 상용차와 수소 트램 등 신규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 에너지 분야 신사업도 검토한다. 상파울루대학교 등 현지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확대해 수소 기술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브라질에서 수소 사업 확대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지 시장에서 쌓아온 생산·판매 경쟁력이 있다.
현대차는 브라질 소비자의 취향과 도로 환경을 반영해 개발한 현지 전략 모델 'HB20'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현지에서 생산하며 시장 입지를 넓혀왔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에 최적화한 사업 체계를 구축한 것이 성장의 기반이 됐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 판매량은 9만6723대로, 2019년 상반기 9만9567대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공장을 방문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운 완성차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가운데, 수소와 재생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추가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브라질에서 완성차 제조기업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재생에너지 자원과 정책 지원,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양산 역량이 결합하면 중남미 수소 시장 선점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