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 재판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다.
2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을 열고 위와 같이 선고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가 인정한 혐의는 다음과 같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로부터 총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전 의원에게 조사비용 명목으로 약 3300만 원을 명 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대신 지급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 7. 22 / 뉴스1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33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오 시장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철원 전 부시장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를 받아 명 씨와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실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이 공모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 원을,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해선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에 대해 "김 씨가 대납하게 한 액수는 2100만 원으로 결코 작지 않다"며 "여론조사 의뢰 행위와 비용 납부 행위에 비춰 공직선거법에서 금지된 후보의 여론조사 실현 목적이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년간 서울시장을 역임하면서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는데도 재판에서 여러 주장을 펼치면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 뉴스1
다만 재판부는 "오 시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공표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넘어 명 씨에게 적극적으로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사주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선거에 미친 영향도 크진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선고 직후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심에서 다툴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오 시장에 대한 확정 판결은 내년 1월 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법은 특검 기소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이른바 '6·3·3'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2·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