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을 물속에 들어가 직접 주워 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계천 물속으로 들어가 바닥의 동전을 가방에 쓸어 담는 여성의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 속에서 여성은 양산을 쓰고 슬리퍼를 신은 채 청계천 물길 안으로 들어가 동전을 줍기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 모습을 본 주변 학생들과 한 남성까지 가세하면서 여러 명이 함께 동전을 줍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인물들의 신원과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해당 장소는 청계광장 인근 모전교 옆 '팔석담'이다. 이곳은 조선 팔도를 상징하는 석재로 만들어졌으며, 중앙에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서울의 트레비 분수'로 알려진 명소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5년 5월까지 팔석담에서 수거한 '행운의 동전'은 국내 화폐 약 4억 4800만 원, 외국 동전 약 39만 개에 이른다. 서울시설공단은 매일 직원을 투입해 동전을 세척하고 분류한 뒤, 국내 동전은 서울장학재단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외국 동전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청계천에 뿌려진 '행운의 동전' / 뉴스1
누리꾼들은 "소원을 담아 던진 돈이 장학금과 기부로 쓰이는데 무단으로 가져가는 건 명백한 절도"라며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도 해당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청계천 팔석담의 동전은 서울시가 매일 정기적으로 수거해 공익 목적으로 관리하는 점유재산이기 때문이다. 관리 주체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가져갈 경우 절도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운의 동전'의 원조로 꼽히는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도 동전을 몰래 가져가려는 행위에 대해 경찰이 절도 혐의를 엄격하게 적용해 단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