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의 시세를 주도하는 이른바 '대장 아파트' 지도에 거센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곳의 최고가 단지가 신축 아파트 입주와 인프라 변화에 따라 최근 3년 사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자산 가치 평가의 기준점이 달라지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부동산114와 머니랩이 2026년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자치구별 최고가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송파구에서는 올해 1월 재건축을 마친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실거래가 46억 원을 기록하며 새로운 대장주로 우뚝 섰다.
기존 지역 시세를 리드하던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들을 큰 격차로 따돌린 결과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 서울시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몽촌토성역이 가깝고 롯데월드타워, 올림픽공원 등의 대형 인프라를 갖춘 신축 단지라는 점이 집값을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분석됐다. 강남구 역시 기존의 상징적 단지였던 압구정동 현대14차를 제치고 새로운 아파트가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반면 기존의 독점적 지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지역도 존재한다. 서초구는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71억 500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며 지난 2023년부터 '아크로리버파크'(63억 원)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래미안원베일리 역시 향후 2년 안에 입주할 신규 유망 단지에 최고가 왕좌를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는 마포구와 분양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노원구 등지에서도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차기 대장 단지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임차 가구의 자가 전환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재 서울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전세 보증금을 회수해 내 집 마련에 나설 적기라고 제안했다.
자본금 4억 원 안팎의 주택 수요자라면 대출과 자산 구조에 따라 최소 6억 원에서 최대 15억 원대 아파트까지 매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와 대형 개발 호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자치구별 대장 단지의 시세 흐름을 지표 삼아 정교한 매수 타이밍을 잡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