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달원과 프리랜서 등 기존 근로기준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최저보수제' 도입을 검토한다.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가 부결된 이후, 법 사각지대에 놓인 가입자들의 최소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 마련에 착수한 셈이다. 이와 함께 매년 극심한 노사 갈등을 유발해 온 최저임금 결정 기준과 심의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고용노동부는 새로운 고용 형태에 대한 최저보수 도입 방안과 최저임금 결정 기준 및 위원회 운영 방식 개선을 골자로 하는 두 건의 정책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연구는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며, 디지털 플랫폼과 위탁 계약 확산으로 급증한 신종 노동자들을 포섭할 수 있는 제도 틀을 설계하고 매년 여름 단기 심의에 의존해 온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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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용 형태 관련 연구는 보호가 시급한 적용 대상 범위를 구체화하고, 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리 여건을 분석해 우선 적용 직종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노무 제공 구조와 복잡한 보수 체계를 고려해 현실적인 보수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집행할 법적 체계와 해외 사례 연구도 병행한다.
이는 노동계가 요구해 온 '최저임금법상 근로자 범위 확대' 대신 별도의 기준을 만들어 특고·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영계가 주장해 온 업종별·직종별 차등 보수 기준 제시안이 제도화 논의의 중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저임금법 외에 별도 제도를 신설할 경우, 책임 주체와 법적 지위를 둘러싸고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대한 연구는 현행 지표들의 활용 한계를 진단하고, 위원회 구성과 심의 방식의 객관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상시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할 전문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됐는데, 이는 매년 한시적으로 열리는 심의 구조를 상설 논의체 형태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상설 조사기구의 소속과 역할을 두고 노사 간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개편안 마련은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급 1만 700원으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도급제 별도 적용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최저임금위는 표결 끝에 도급제 적용 안건을 부결시켰으나, 공익위원들은 종사자 특성을 반영할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와 결정 기준 연구를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 법 개정을 포함한 제도 개편안을 구체화해 2028년 최저임금 심의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도급·플랫폼 직종에 대한 최저보수 시범 도입과 상설 조사 조직 신설 등이 가시화될 경우 노사정 간의 격렬한 대립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로운 고용형태 확산과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 갈등을 고려하면, 적용대상과 결정방식 전반을 재점검해 제도를 보다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