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월)

"원주 가격 회복해도 ETF는 안 된다"...삼전·닉스 레버리지 만든 한투운용 대표의 경고

배재규 대표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투자 말라"

SK하이닉스 17.9% 하락할 때 레버리지 ETF 47.5% 급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해당 상품에 투자하지 말라고 공개 경고했다. 기초자산인 주식 가격이 다시 회복하더라도 ETF 가격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일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별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2배 상품 성과분석'이라는 글을 올리고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ETF는 투자하지 말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판매 중인 상품의 투자 중단을 운용사 대표가 직접 권고한 셈이다.


배 대표는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 대표로서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다.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탓"이며 "지금 이런 말씀을 드리면 비난하시겠지만 지금이라도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사진=배재규 대표 페이스북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 사진=배재규 대표 페이스북


상품 만든 대표가 "투자 말라"...변동성 예상 실패 인정


배 대표는 기초자산 가격이 회복되더라도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원금을 되찾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로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로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정 기간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수익률이 매일 새 기준에서 다시 계산된다. 변동성이 클수록 기초자산과 ETF의 누적 성과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배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5월 27일 224만3000원에서 이달 16일 184만2000원으로 1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가운데 거래량과 운용자산 규모가 가장 큰 ETF는 47.5% 떨어졌다. 기초자산 하락률의 두 배인 35.8%보다 손실 폭이 11.7%포인트 컸다.


기초자산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31.1%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기간 전체로는 하락했지만, 하루 단위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모두 원금이 줄어드는 '음의 복리'가 누적됐다.


SK하이닉스는 18% 하락...레버리지·인버스는 모두 손실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옥 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사옥 사진 / 사진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이번 경고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이 출시 당시 예상 범위를 넘어섰다는 운용사 대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 재직 당시인 2002년 국내 최초 ETF인 'KODEX 200' 상장을 주도했다. 이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겨 ETF 사업을 확대해 왔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주가가 상승하면 기초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할 때는 손실도 두 배로 커진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방향을 맞혀도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 기초자산이 출발 가격으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의 가격은 회복되지 않는 구조다.


배 대표는 글에서 상품 출시 당시 변동성 검증 수준이나 투자자 위험 고지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해당 상품의 운용 방침 변경이나 신규 투자자 보호 조치 여부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