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잔금 대신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 여사가 공동 명의로 소유한 양지마을 아파트(전용 164㎡)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소유권은 16일 50대 김모씨와 조모씨의 공동 명의(각 지분 2분의 1)로 이전됐다. 이와 함께 등기부에는 이 대통령 부부가 매수인을 채무자로 지정해 채권 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내용도 기재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매수자의 사정으로 잔금을 치르기 전 등기부터 완료됐다"며 "잔금은 10월쯤 지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수인이 당장 현금 마련이 어려워 이 대통령 부부가 잔금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넘겨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2차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16/뉴스1
매도인이 받지 못한 잔금 대신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명의부터 넘겨주는 거래 방식은 금융권 대출이 어려울 때 흔히 쓰인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거래가 양지마을의 재건축 사업 시행자 지정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지마을은 대규모 재건축 사업인 1기 신도시 선도 지구로 선정돼 이달 말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성남 분당구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은 사업 시행자가 지정된 뒤 매매가 진행되면 매도인이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만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는 조합원 지위를 받지 못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
이 대통령은 1998년 6월 3억6600만원에 이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공동 명의자인 김 여사는 2018년 11월 이 대통령으로부터 지분 2분의 1을 증여받았기 때문에 아직 '10년 보유' 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사업 시행자 지정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혀 매수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내빈 만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7.19/뉴스1
매수인들은 오는 10월 현재 거주 중인 주택 매매가 완료되는대로 잔금을 지급하고 근저당권도 함께 말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대출을 차단해 놓고, 정작 본인 집을 팔 때는 대출 규제를 빠져나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도 논평을 통해 "국민에게는 '대출받아 집 사지 말라'며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지만 본인은 재건축 프리미엄과 제값 받기에 혈안이 돼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