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월)

코오롱, 페라리 '영남 판매망' 획득...이규호, 후계경영 성적표 걸렸다

FMK 19년 단독 딜러 체제 종료...부산·영남권 판매·정비 코오롱이 맡아 효성·HS효성·코오롱 자동차 매출 4조원대...섬유 라이벌 경쟁 수입차로 확전


코오롱이 국내 페라리 판매망에 진입했다. 페라리의 국내 진출 이후 19년간 이어졌던 FMK의 단독 딜러 체제가 끝나면서 효성과 코오롱의 경쟁 무대도 섬유·화학에서 수입차 유통으로 넓어졌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달 페라리코리아의 부산·영남권 공식 딜러로 선정됐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페라리 신차 판매와 고객 관리, 정비 서비스를 맡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서울·수도권은 효성 계열 FMK가, 부산·영남권은 코오롱이 담당하는 복수 딜러 체제다. 국내 페라리 판매망을 두 그룹이 나눠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성 FMK 단독 체제 19년 만에 종료


국내 페라리 사업은 2007년 FMK가 딜러십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FMK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장인인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이 이끌었다. 동아원이 경영난을 겪자 효성이 2015년 FMK 지분 100%를 인수했다. FMK는 이후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를 맡았다. 지난해 페라리코리아가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뒤에도 공식 딜러 지위를 유지해 왔다.


코오롱이 부산·영남권 판매망을 확보하면서 FMK의 전국 단독 판매 구조는 19년 만에 종료됐다. 수퍼카 고객층이 밀집한 수도권과 영남권 가운데 한 곳을 코오롱이 가져간 셈이다.


효성의 자동차 사업은 2024년 그룹 계열 분리를 거치며 형제별로 나뉘었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에는 페라리·마세라티 딜러사 FMK가 남았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 HS효성더클래스와 도요타·렉서스 판매 사업은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으로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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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은 지난 2월 이탈리아 페라리 본사에서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을 만났다. 자동차와 패션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현상 부회장도 2003년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판매권 확보 과정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가 형제가 자동차 유통망을 나눠 운영하는 가운데 코오롱까지 페라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도 복잡해졌다.


이규호, BMW·롤스로이스 이어 페라리까지


코오롱의 페라리 영남권 진출은 이규호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이뤄진 첫 수퍼카 딜러 확장이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코오롱은 1987년 BMW 판매를 시작한 뒤 미니·볼보·아우디·지프·폴스타로 브랜드를 늘렸다. 롤스로이스에 이어 페라리까지 확보하면서 초고가 수입차 판매망도 넓어졌다.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 사진제공=코오롱그룹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 사진제공=코오롱그룹


페라리는 BMW처럼 판매량을 앞세우는 브랜드가 아니다. 국내 배정 물량이 제한된 데다 전시장과 정비시설에 먼저 돈이 들어간다. 코오롱은 부산·영남권 전시장 투자액과 연간 판매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35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1% 늘었다. 같은 기간 HS효성 자동차 부문 매출은 1조5506억원, FMK 매출은 2246억원이었다. 세 회사의 자동차 사업 매출을 합치면 4조1200억원을 웃돈다.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 약 22조원의 20%에 가까운 수준이다.


효성과 코오롱의 경쟁은 1960년대 나일론과 합성섬유에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두 그룹 모두 업황 변동이 큰 섬유·화학 사업 밖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차 유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페라리 복수 딜러 체제의 첫 성적표는 부산·영남권 판매량과 서비스 매출에서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