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의혹을 제보해 실제로 수십억 원의 세금이 추징됐더라도, 제보가 단순한 추측이거나 실제 과세 사유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세무당국이 별도의 노력 없이 조세 탈루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해야만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된다는 취지다.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김 모 씨가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포상금 지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3년 전 한 비영리 장학재단이 소유한 건물을 리모델링해 오피스텔 임대업을 하면서 비영리법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부가가치세 80억 원 상당을 부정하게 환급받았다고 국세청에 제보했다. 세무조사에 착수한 당국은 해당 오피스텔 상당수가 주택용으로 사용돼 면세사업 면적이 늘어났음에도 공사비 전체를 공제받아 부가세를 과다 환급받은 사실을 적발하고 재단에 79억 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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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추징 이후 김 씨는 탈세제보포상금을 신청했으나 세무서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포상금을 받으려면 탈루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데, 김 씨의 제보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김 씨의 제보가 탈루 가능성을 제기한 추측성 의혹이나 풍문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세무당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제보 내용과 실제 적발된 과세 사유가 상이했다는 점도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 씨는 비영리법인의 영리사업 행위를 지적했으나, 실제 추징은 매입세액 정산 오류에 따른 과다 환급이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세무당국이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한 끝에 구체적인 탈루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봐야 한다"며 "김 씨가 제공한 자료가 세액 산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