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최태원 "반도체 공급 늘려 시장 지켜야"...美 포함 신규 팹 검토

AI용 반도체 수요는 최대 100% 증가 전망

"마진 낮춰서라도 공급 늘려 시장 키워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년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50~6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신규 반도체 공장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나흘간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AI 쪽으로만 한정해도 올해보다 최소 60~100% 더 쓰겠다는 요청이 있다"며 "AI 반도체가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전체 수요는 최소 50~60%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origin_대한상의제주포럼폐회사하는최태원회장.jpg최태원 회장 / 뉴스1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내년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최 회장은 "어느 회사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며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곳에서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확보 경쟁은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가 경제안보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경제안보를 위해 메모리반도체를 구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도 다른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美·호남 등 글로벌 생산기지 검토


SK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국내외 추가 생산기지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이 직접 거론한 지역은 호남과 미국이다.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가능성, 공장 건설 속도와 생산 규모 등을 놓고 전 세계 후보지를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은 "빠른 속도로 공급량을 늘리는 게 첫 번째고 규모도 커져야 한다.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지어보려 하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며 "호남뿐 아니라 미국에도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 짓는 것을 고려해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다 찾으라고 했다"며 "어디가 가장 좋고 빠르게, 또 크게 할 수 있는지를 가려서 빨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생산기지 건설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반시설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조건을 계속 따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은 저희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인프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주고, 이를 잘해주면 우리는 거기에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origin_개회사하는최태원대한상의회장.jpg뉴스1


단기 가격보다 시장 확대 택한 최태원


최 회장은 현재의 높은 메모리 가격을 유지하기보다 공급을 늘려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메모리 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금 메모리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칩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저항이 생기고 무조건 얻어맞는다"라며  "마진율을 낮춰서라도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보호하면서 같이 키워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유지·발전할 수 있다. 공장을 짓지 않고 가격만 올리면 시장이 줄고 새로운 참여자가 무조건 뛰어든다"고 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에는 노사가 제도를 보완해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제도를 만들다 보면 항상 이상한 상황에 마주칠 수 있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과급 제도가 구성원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미친 긍정적 영향도 언급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지는 않는다"며 "SK하이닉스 직원이 아닌데도 좋다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게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도 물론 있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SK는 신규 반도체 공장의 후보 지역과 투자 규모, 생산 제품, 착공 목표 시점 등을 검토한 뒤 우선순위를 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