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도입 검토를 지시한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이 이미 전 세계 101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곳 중 33곳이 합법적으로 사용 중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불허하는 5개국 중 하나로 남아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법적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은 전 세계 101개국에서 허용됐다.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영국, 스웨덴 등으로 확산되었고 1999년에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 15개국이 추가로 도입했다. 미국은 2000년 사용을 승인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 구매나 우편 배송을 가능케 했다. 호주, 캐나다, 일본 역시 각각 승인 절차를 마쳤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한국, 폴란드,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코스타리카 등 5개국만 임신중지 약물 사용이 불법으로, 87%에 달하는 33개국이 이미 합법화한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프진'은 임신 유지 호르몬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과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 성분으로 구성되었으며,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랐다.
WHO는 안전하지 않은 방식의 임신중지로 인한 사망사고를 지적하며, 의료 접근성 보장이 모성 사망률을 낮추고 존엄성을 보호한다고 강조해왔다.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이 2021년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나 승인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들어왔고,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에도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법적 공백이 7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식약처가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받고도 도입을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엑셀긴(Exelgyn) 공식 홈페이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법 개정 전이라도 의료진에게 재량권을 주자는 취지로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 간 협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15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우리 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