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AI) 카타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19일 신진서는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2국에서 카타고와 4시간 50여 분간 접전을 벌인 끝에 4집 반승을 거뒀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흑돌 두 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다만 카타고가 그동안 프로기사들과의 연습 대국에서 두 점은 물론 세 점, 네 점의 핸디캡을 주고도 압도적인 승리를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2026.7.17 / 뉴스1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역사적인 1승을 거둔 지 10년 만에 인간 바둑이 다시 한번 최정상급 AI의 벽에 도전했다.
카타고는 1국과 마찬가지로 좌상귀 화점을 첫 수로 택한 뒤 3·3에 침입했다. 이에 신진서는 AI가 만든 대형 정석으로 대응했다. 두 대국자는 불과 5분여 만에 53수까지 진행하며 바둑판의 4분의 1에 가까운 정석을 완성했다.
신진서는 간명한 변화 대신 가장 복잡한 길을 택하며 치열한 수읽기 싸움을 벌였다. 대형 정석이 마무리된 뒤 바둑판이 좁아진 상황에서도 카타고의 거센 추격을 끝까지 막아내며 4집 반 차이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현존 최정상급 바둑 AI인 카타고를 공식 대국에서 처음 꺾은 프로기사가 됐다.
카타고는 그동안 프로기사들과의 연습 대국에서 두 점을 접어주고도 사실상 완승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점으로도 버티지 못하는 프로기사가 많았고, 네 점을 먼저 놓고 패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둔 신진서의 승리는 비록 접바둑이지만 인간 바둑의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로 평가된다.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펼치고 있다. 2026.7.17 / 뉴스1
10년 전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호선 대국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다. 당시 알파고는 바둑계에 큰 충격을 안기며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AI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현재 카타고는 당시 알파고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신진서의 이번 승리는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인간 바둑이 함께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도 해석된다. 신진서는 카타고가 만든 정석을 역으로 활용하고 복잡한 변화를 피하지 않는 정면 승부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펼치고 있다. 2026.7.17 / 뉴스1
앞서 신진서는 지난 17일 열린 1국에서 카타고에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날 승리로 두 대국자의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최종 3국은 오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신진서가 카타고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갈지, 카타고가 다시 반격에 나설지 바둑계의 관심이 쏠린다.
바둑 AI는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빠르게 발전해왔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된 카타고는 현재 전 세계 바둑 애호가와 프로기사들의 학습·연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프로기사들은 카타고를 통해 새로운 정석과 수순을 연구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정석으로 여겨지지 않던 수순도 AI를 통해 재평가돼 새로운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기신전은 단순한 인간과 AI의 승부를 넘어, AI를 학습 도구이자 발전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현대 바둑의 흐름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