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 80여 명과 교사, 학부모들이 광주제일고를 찾아 직접 사과했다.
배재고 학생 선수 대표와 감독은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낭독하며 눈물을 보였다.
배재고 교장이 6일 광주제일고를 방문, 5·18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7.6/뉴스1
눈물의 사과를 받은 광주제일고 야구단 감독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반성하고 화해하는 게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고 있던 배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 주목 받았다.
앞서 국어 교사 출신인 이규연 교장은 지난달 29일 청룡기 대회에서 배재고의 '스타벅스 가야지'·'탱크데이' 응원 구호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다음날인 30일 서울로 올라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항의 방문한 바 있다.
이규연 교장은 "정정당당하게 서로를 존중하는 교육의 장인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혐오와 조롱이 여럿의 목소리로 울려퍼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5·18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원이 6일 광주일고에 사과 방문한 가운데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7.6/뉴스1
이규연 교장은 최근까지도 "광주일고 학생들이 너무나 심한 일을 겪었다. 절대 사과를 받아주면 안 된다"는 항의성 전화를 수십 통 이상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이규연 교장은 "원래 하려던 말이 사라져버렸다"면서 울고 있던 학생들에게 "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어요. 어깨 펴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여러분 미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생활할 수 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이규연 교장은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사과도 중요하고 실천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앞으로 잘 사는 것"이라며 "어깨 움츠리지 마시고 고개 들고 다음에 일고 학생들 만날 때 정말 당당하게 서로 있는 기량 맘껏 펼쳐서 멋진 승부 펼쳐주는 것이 여러분이 용서를 구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5·18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원들이 6일 광주제일고에 사과 방문해 광주제일고 야구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6.7.6/뉴스1
이규연 교장이 광주제일고 야구부를 호명하며 "여러분도 그럴 수 있죠"라고 묻자 광주제일고 야구부는 일제히 "네"라고 대답했다.
이규연 교장이 다시 배재고를 향해 "그럴 수 있죠"라고 묻자 배재고 학생들도 "네"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이규연 교장은 "변화를 위해 우리가 감내해야 할 고통이 있다. 고통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했던 건 아니리라 생각한다"며 "큰 상처 딛고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학생들에 용기를 주고, 어른들의 몫을 명확하게 하길 바란다.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돕고, 저희가 부족한 것은 있었는지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규연 교장은 두 학교의 역사도 소개했다. 이규연 교장은 "배재고 안에 이승만 동상이 있고, 광주제일고에는 학생운동기념탑이 있는데 기념탑 휘호를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내렸다"며 "1954년 기념탑 제막식 때 이 대통령이 직접 참여했다. 1929년 학생독립운동 때도 두 학교는 함께 힘을 합쳤다"고 소개했다.
5·18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원과 교사, 일부 학부모 등 80여 명이 6일 광주제일고에 사과 방문해 학생탑에 참배하고 있다. 2026.7.6/뉴스1
이규연 교장의 발언 이후 두 학교 학생들은 서로 악수하고 마주했다. 이후 두 학교 학생들은 함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과 국립 5·18민주묘지를 잇따라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