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8일(월)

'1분기 합산 6조' 벌어들인 정유 4사, 호실적에도 우려 확산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 합산 6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나 2분기 들어 도입된 '최고가격제'로 인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5조9635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2조16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 1조6367억원, 에쓰오일 1조2311억원, HD현대오일뱅크 9335억원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1310%, 2902% 이익이 폭등했다.


x648018iug3p1n3e2hy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인한 국제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의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주요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쳤다.


정유사들이 전쟁 발발 이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쌓아둔 원유 재고의 평가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재고 효과'가 발생했다.


원유 도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지연(래깅) 효과'도 이익 극대화에 기여했다. 미리 싼값에 들여온 원유로 만든 석유제품을 폭등한 시세에 맞춰 팔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부에서는 2분기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g799byc40z6hsq906h7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전쟁이 끝나고 다시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국면이 돌아오면 전쟁 때 비싸게 사뒀던 원유 재고 가치가 하락하는 재고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3월 13일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국내 시장 공급가가 제한된 탓에 정유사들은 국내에서 수익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 동안 정유사들의 손실 합산 규모는 3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손실액 보전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놓고 정부와 업계 간의 시각 차이가 팽팽하다.


정유업계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보상을 요구하고, 정부는 석유 제품별로 별도 원가를 책정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준 확정이 늦어지고 업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향후 보상 규모가 줄어들거나 정산이 지연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정유 기업들 실적은 반짝 특수에 가깝다"며 "2분기부터는 최고가격제와 종전을 포함한 변수가 많아 회사들 모두 긴장하는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