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8일(월)

삼성전자 노조 "분사도 각오...회사 없애버려야"

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동조합 간부가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을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노조 내부 강경 메시지가 공개되며 오는 21일 총파업을 앞둔 노사 협상에 부담이 커졌다.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 이송이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쯤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파업 동참을 독려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고 밝혔다. 이어 "분사할 거면 하고,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저는 돈 보고 이거 하는 거 아니다"라며 "분사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도 했다. 해당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X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origin_총파업D3…삼성전자노사18일중노위재협상나선다.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이 부위원장은 조합원과의 일대일 대화에서도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조합원에게 "회사 XX이나 한 대 갈기고 싶다", "가족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 "감방 보내면 책도 좀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다. 이번 파업의 중심에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 조합원이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도 DS부문 소속이다. 반면 이 부위원장은 DX부문 소속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위원장의 '분사' 언급이 DX부문 내부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회사와의 소통 과정에서 DX부문이 소외됐다는 불만이 커지며 일부 DX부문 직원들이 노조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 발언은 정부 중재가 본격화된 직후 나왔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노사는 앞서 11~12일 1차 사후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추가 조정 테이블이 마련됐다.


최 위원장도 정부와 사측을 향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17일 사측과 사후조정 사전 미팅을 가졌다고 밝히며 "사측이 긴급조정권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긴급조정, 중재로 가면 노조가 힘들 것이라고 해서 '그만 이야기하자' 하고 나왔다"며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사측이 1차 사후조정 당시 중노위가 제시한 검토안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했다고도 주장했다.


origin_삼성전자18일대화재개…김민석총리모든수단강구.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이 부위원장은 이후 발언 취지를 해명했다. 그는 18일 매일경제에 "삼성전자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발언은 '삼성전자'라는 기업 자체를 없애자는 뜻이 아니었다"며 "삼성전자 안에서 반복돼 온 노조를 무시하거나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잘못된 관행, 태도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2차 사후조정에서 임금·성과급·노조 활동 보장 등을 놓고 다시 협의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초기업노조는 21일 총파업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