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부부가 어버이날에 각자의 부모를 먼저 챙기는 것이 문제가 되느냐를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버이날 각자 집 가는 것 이상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혼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오빠 부부 이야기"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동갑인 오빠와 새언니는 같은 직장에서 만나 지난 4월 결혼했다. 결혼 비용도 거의 반반씩 부담했다고 한다. 문제는 어제 어버이날 당일 두 사람이 회사를 마친 후 각자 자신의 부모와 식사를 했다는 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A씨의 어머니는 이를 두고 크게 화를 내며 "너는 네 새언니처럼 되지 말라. 뭐 저런 게 있냐"며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A씨가 "그럼 나도 결혼하면 어버이날에 엄마 아빠 못 보는 거냐. 무조건 시부모님이랑 보내야 하냐"고 묻자, 어머니는 "여자는 결혼하면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엄마가 새언니를 키운 것도 아닌데 어버이날 새언니가 왜 자기 부모 놔두고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우리 엄마 아빠를 보러 와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찬반 의견을 나누며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각자 부모를 챙기는 것에 찬성하는 측은 "우리 집은 각자 아이 한 명씩 데리고 자기 본가로 간다", "결혼한 지 10년 넘었는데 어버이날이 명절도 아니고 각자 부모님 챙기는 것 좋다고 생각한다", "반반으로 결혼했는데 챙기는 건 시댁만? 이기적이다"라며 공감을 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각자 따로 갈 거면 결혼의 의미가 없다. 부부가 양가 일정 조율해서 같이 다니는 게 맞다", "결혼했으면 같이 양쪽 다 가는 게 맞다. 안 그럴 거면 결혼하지 말았어야 한다. 부부는 공동체고 가족이다"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실제로 매년 어버이날을 앞두고 이런 고민을 토로하는 부부들의 사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한 결혼 준비 카페에는 '결혼하신 분들 어버이날 어떻게 챙기시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결혼 후 어버이날을 처음으로 맞이하게 됐다"며 "선물은 함께 준비하고 각자 부모님께 따로 방문해 전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한 맘카페에 '이번 어버이날은 각자 양쪽 집 다녀왔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C씨는 "목요일 금요일은 저와 아이들이 함께 친정에 다녀오고, 토요일 일요일은 남편이랑 아이들이 함께 시댁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정에서는 남편이 못 온 것을 이해해주며 오히려 더 편하게 지냈는데, 시댁에서는 제가 없으니 일할 사람이 없어 어머님이 '빨리 가라'고 하셨다고 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사연들을 통해 과거처럼 한쪽 집안을 우선시하기보다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현실에 맞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