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이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가동을 앞두면서 양종희 회장 연임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21일 취임했고, 임기는 올해 11월 20일까지다. K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어, 이번 절차의 쟁점은 양 회장의 성적표 자체보다 그 성적표를 다시 심사할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작동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있다. KB금융은 2025년 그룹 당기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고, 총주주환원율은 52.4%까지 올라섰다. 자사주 매입·소각 1조4800억원과 현금배당 1조5800억원을 합친 연간 주주환원 규모도 3조600억원에 달했다. 실적과 주주환원만 떼어 놓고 보면 현 체제를 정면으로 흔들 만한 틈은 크지 않다. 그래서 이번 연임 국면에서는 성과의 크기보다, 그 성과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의 설득력이 더 무거운 문제로 떠오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한층 관심이 모이는 지점은 회추위를 구성하는 이사회의 구성과 역할이다. KB금융 공식 이사회 명단을 보면 현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2023년 이후 처음 선임됐다. 조화준·여정성·김성용 이사는 2023년 3월 24일, 이명활 이사는 2024년 3월 22일, 차은영·김선엽 이사는 2025년 3월 26일 각각 처음 선임됐고, 최재홍 사외이사만 2022년 3월 25일 처음 선임됐다.
양 회장 취임 전부터 이후까지 단계적으로 재편된 이사회가 다시 양 회장의 연임 심사에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절차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둘러싼 시선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타 지주사와의 비교에서도 차이는 드러난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최고경영자 후보군 탐색 시 필요한 경우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회사 외부로부터의 추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최고경영자 후보군 탐색 시 주주, 이해관계자 및 외부 자문기관 등 지주회사 외부로부터의 추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현재까지 공개된 규정과 절차만 놓고 보면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회추위가 후보 검증과 압축의 중심 역할을 맡는 구조가 더 두드러진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시장에 드러난 양 회장 연임 심사의 중심축은 회추위라는 뜻이다.
금융당국의 시선도 이미 외형보다 실제 작동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월 14일 8개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특별점검 계획을 밝히면서, 내규·조직 등 형식적 외관보다 사외이사의 실제 활동 내역을 바탕으로 CEO 선임·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했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KB금융 측은 "이미 승계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타 지주사와 현재 시점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고, 회추위가 본격 가동되면 승계 절차 개시 시점에 외부 자문기관 활용 여부도 실효성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