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발권 시점 고민도 커지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돼, 같은 항공편이라도 언제 표를 끊느냐에 따라 실제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지난 16일 대한항공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4만 2천원~30만 3천원으로 확정했다. 이달 적용 금액인 1만 3500원~9만 9천원과 비교하면 최소 211%, 최대 247% 오른 수준이다.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유류할증료가 3월 6단계에서 4월 18단계로 한 달 만에 12단계 뛴 영향이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노선별로 보면 부담 차이는 더 또렷하다. 일본·중국 단거리 노선인 500~999마일 구간은 이달 편도 2만 1천원에서 4월 5만 7천원으로 오른다. 왕복 기준으로 7만 2천원이 더 붙는 셈이다. 동남아 주요 노선이 포함된 1500~1999마일 구간은 편도 3만원에서 9만 7500원으로 올라 왕복 기준 13만 5천원 차이가 난다. 뉴욕·시카고 등 북미 장거리 노선이 속한 6500~9999마일 구간은 편도 9만 9천원에서 30만 3천원으로 뛰어 왕복 기준 40만 8천원 더 부담해야 한다.
뉴스1
핵심은 발권일이다. 5월이나 6월에 출국하는 일정이라도 이달 안에 발권을 마치면 3월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반대로 4월 1일 이후 표를 끊으면 인상된 4월 기준이 그대로 붙는다. 여행 날짜가 같더라도 발권 시점 하나로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무조건 서두르는 게 답은 아니다. 항공권을 미리 샀더라도 이후 일정 변경이나 재발권이 이뤄지면 그 시점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다시 내야 할 수 있다. 여행 계획이 아직 불확실한 상태에서 서둘러 표를 끊었다가 4월 이후 일정을 바꾸면, 결과적으로 인상된 할증료를 추가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환율도 변수다. 유류할증료는 달러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면 실제 원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국제유가가 진정되더라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예상보다 크게 남을 수 있다.
문제는 4월 인상으로 끝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중동 정세가 단기간에 안정되지 않으면 5월에도 높은 유류할증료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당장 여행 일정을 확정한 소비자라면 3월 안에 발권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일정이 유동적이라면 섣부른 선발권이 오히려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이번 변수의 핵심은 유가 그 자체보다 발권 시점이다.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는 국면일수록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더 내게 되는지 보다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임은 그대로여도 유류할증료가 붙으면 최종 결제금액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