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상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 HDC그룹에서 오너 리스크가 또 불거졌다. 이번에는 공사 현장이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와 공시 책임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친족 관련 회사 약 20곳을 누락한 혐의로 이달 초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고발은 주병기 공정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총수를 고발한 세 번째 사례다. 시장의 시선은 다시 정 회장 개인의 경영 책임론으로 향하고 있다.
시장이 이번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 HDC가 아직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를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상태여서다. 붕괴 사고가 난 현장은 전면 철거 뒤 재시공 중이다. 현재 공정률 63% 수준으로 2027년 1월 준공·입주를 목표로 공사 중이다. 서울시가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내린 HDC현대산업개발의 1년 영업정지 처분도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이 미뤄진 상태다. 사고 수습과 법적 판단, 행정 책임이 모두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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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총수의 지정자료 누락 혐의가 불거진 점은 HDC에 뼈아프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친족 관련 회사 약 20곳을 누락했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총수는 주주, 임원, 특수관계인 현황 등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영원무역과 DB에 이어 HDC까지 같은 유형의 고발 대상에 올랐다는 점은, 이번 사안이 단순 실무 착오 수준으로만 읽히기 어렵게 만든다.
광주 사고 이후 HDC가 시장에 보여줬어야 할 변화는 단순한 재시공이 아니었다. 안전, 내부 통제, 준법, 오너 책임이 함께 복원되고 있다는 신호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번엔 현장 안전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공시의 기본 영역에서 다시 총수 이름이 검찰 고발 대상에 올랐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시장이 읽는 메시지는 하나다. 회사 운영 전반의 통제력이 정말 회복됐느냐는 질문이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1심에서도 시장의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법원은 현장 책임자 5명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했지만, 현산과 하청업체 경영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경영진 무죄 판단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도 지난해 9월 시작됐다. 법적 책임의 범위와 별개로, 오너와 경영진의 실질적 관리 책임을 둘러싼 사회적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HDC의 신뢰 회복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그 한복판에서 정몽규 회장의 공시 책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태' 이후 HDC는 정말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정면으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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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