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울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언급하며 국민연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우리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가치가 250조 원 정도 늘었다"며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를 덜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으면 국민 모두의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국민연금을 둘러싼 최대 불안 요인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재정 악화 전망이었습니다. 생산 가능 인구는 줄고 수급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에서 2050년대 중반 기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추계가 제시돼 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증시 호황에 따른 기금 수익 확대는 국민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국민연금공단, 한부모가족 채용 전형 도입... “공공기관 최초”
실제 성과도 숫자로 확인됩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231조6000억 원의 수익을 올려 적립금 1458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연간 수익률은 18.82%로,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누적 연평균 수익률은 8.04%입니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 주식 수익률이 82.44%로 가장 높았고, 해외 주식은 19.74%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채권은 0.84%, 해외 채권은 3.77%, 대체투자는 8.03%의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성과는 뒤지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 GPIF는 12.3%, 노르웨이 GPFG는 15.1%, 캐나다 CPPIB는 7.7%의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기금 소진 시점도 재산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2023년 발표된 제5차 재정추계에서는 연평균 수익률 4.5%를 전제로 2055년 소진을 예상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장기 수익률이 5.5%로 1%포인트 높아질 경우 소진 시점이 2062년으로 늦춰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20년(2005~2024년) 평균 운용 수익률은 6.27%이고, 지난해 성과를 반영하면 20년 평균은 6.99%까지 올라갑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연평균 수익률을 6.5%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이 2090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높은 수익률이 지속된다면 2100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연간 수익률이 곧 확정 수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금은 다양한 자산에 장기 투자하고 있어 특정 시점에 모두 매각해 수익을 확정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운용 수익이 쌓이면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가 발생하고, 포트폴리오 확대와 안정성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전 세계 연기금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둔 것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산 배분 다변화, 성과 보상 체계 개선 등 운용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완한 결과"라며 "국내 주가 상승의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수익률 관리에 집중해 연금 고갈 우려를 구조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동시에 운용 전략을 더욱 다각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미국·유럽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한국과 신흥국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수익률이 높은 캐나다 연기금은 자국보다 신흥국 투자 비중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